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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이사벨라후에


BY 미국아줌마-alice 2003-09-20


몇일 전부터 신문방송을 요란하게 하던 이사벨라가 결국엔 자나갔다.
간밤에 버지니아를 강타한다고 하여 잠이오지 않고 조바심이났다.


오전 내내 이 곳 저 곳을 돌며 건전지며 후레시를 준비하고

양초도 구하고..

샤핑센타는 전쟁터의 분위기처럼 어수선하고

운전하는데도 위기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그리고 매미때문에 속상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도 이렇게 불안하고
속상하고
허망한 마음이었겠지


거둬들일 곡식을 들판에 두고

바닷가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선척을 두고 와

동동거리고  타들어가는 마음이었겠지.


그리곤 허망한 마음에
속은듯한 허탈함에 힘들어 하겠지.


태풍 매미로 인해서

아파할 사람들이 눈에 밟히고 지나갔다.

 

오후 8시

바람이 더 심해지고 빗발이 요란해지고 있었다

전기가 여기저기에서 나갔다고 하는데

걱정에 기도를 시작했다.

이사벨라로 인하여

너무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하지 않도록

피해가 커지지않도록

아이들과 함께 기도를 드렸다

 

 

쏘파에서 새우잠이 들었는지

어느새 날이 밝고 해가 밝아 있었다.

 

불이 나게 밖으로 뛰어나가 살펴보니

정원 마당에는 잔가지 나무들이 어수선하게 부러져있고

뒤 마당에는 큰 나무가 세그루 쓰러져 있다.

다행히 집으로 쓰러지지 않고 정원으로 쓰러져 집에는 피해가 없고.

동네를 한바뀌 도니

여러집의 아름드리 나무가 누워있다.

20여년을 지켜왔을 나무일텐데

아무소리없이 누워 지친 듯하다

다행히 이웃들도 집으로 나무가 쓰러지지는 않았고...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전기가 없다고

물이 집안에 차들었다고

나무가 집안으로 쓰러져 박살이 난 집때문에

그리고 길가에 누운 나무가

이사벨라가 지난 간 자리는 흉하게

널부러져 있었다.

 

 

어린 아이들과 남편과 이른 아침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고

청소에 나섰다.

가지를 주으며, 쓰레기를 치우며

어지러움이 났다.

 

 

그들은 어찌할까

집이 잠겨,

일터가 잠겨,

그리고 농토가 씻겨가 어찌할까

마음이 무게가 날 짖눌러오고 있었다.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가

그들에게 남겠지

태풍 매미가

그리고 허리케인 이사벨라가

지난간 자리에는

 

 

그리고 우리에겐

또 시작해야할 오늘의 태양이 뜨고

주섬주섬 남아있는 희망을 움켜쥐고

살아야겠지

 

하지만 서로에게 보탬을 준다면

한 줌의 희망이 햇살처럼 커지지않을까

기도를 해본다.

 

---버지니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