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줄 때 선인장 가시 조심해"
"알았어. 난 괜찮아."
"설거지 할때 컵 깨지 말고!"
"알았다니까."
"잘 때는 핀 빼고 자야지. 머리 아프잖아. 입에 물고 있는 껌도 빼고"
"......"
이건 도대체 누구와 누구의 대화인지......
그냥 들으면 걱정많은 부모가 나이어린 자녀에게 끊임없이 해대는 잔소리 같지만 정 반대랍니다.
제가 무슨 일만 할라치면 4살난 우리 아들녀석 시어머니처럼 잔소리를 해댄답니다.
언젠가 설거지를 하다가 유리컵을 한 번 깬 후로는 설거지만 하면 늘 뒤에 와서 컵 깨지 말라고,
졸음에 겨워 잠시 껌을 입에 물고 누워있으면 껌을 물고 자면 침대 시트에 달라붙을 지도 모른다고,
핀을 머리에 꽂고 그대로 누우면 엄마 머리 아프면 어떡하냐고,
화분에 물이라도 줄라치면 선인장 가시에 찔리면 피가 난다고,
종일 내 뒤를 종종 따라다니며 잔소리를 한답니다.
어쩌다가 마구 뛰어노는 아이에게 이 때다 싶어 저도 한마디 하죠.
"조심해. 넘어지며 어쩌려고 그러니?"
너무나 어른스런 대답에 그저 웃고 맙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되지, 뭐."
하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는 4살이구나 싶을 때는 깨물고 주고 싶어집니다.
"엄마! 빨랑 나와봐! 글쎄, 구름이 깨져버렸어. 어떡하지?"
조각구름을 보고 그렇게 표현을 하더군요.
우리 아들녀석, 넘 이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