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절의 음악을 헤드폰을 꽂고 들으며 방의 불도 끄고 마치 소녀처럼 울것도 같은 마음으로 늦은 밤에 문을 두드립니다.
사랑밖에 모른다는 가수의 애절한 음색에 그래도 그건 행복이야 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처량한 여인, 귀여운 여인이 여기 있습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올까. 하마 올까 하는 답답한 가슴을 지닌 여인이 여기 있습니다. 괜스레 빗소리가 들리고 움푹 파인 흙자국이. 흙내음새가 떠올라 가슴 설레이는 여인이 여기 있습니다.
늦은 밤에 청승을 떠는, 여인이라 불리기엔 조금 낮뜨건 사람이 인사드립니다.
왠지 내겐 사치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물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