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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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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만 같아라


BY 한숙83 2003-09-08

추석명절이 시작됐다는게 실감난다.

 

동네 대형마트에는 주차장  출입구가 저 멀게 차들이 늘어서있고

겨우 주차장안에 들어서면 안내하는 젊은 총각들이 다소곳이 두손을 앞에 모으고

인사를 하고는 양손은 엑스자로 가슴에 대고 친절하게 오른손을 옆으로 펴

더 깊은 지하층으로 내려가길 안내한다.

 

사람들이 정말 많기도 많다.

얼마전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비슷한 대형마트가 생겼길래

사람들이 분산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많은 덕담들이 있지만 이 덕담 만큼 풍요로운 덕담이 또 있을까.

 

어느곳 하나 이그러진곳 없이 둥그런

어느 구석하나 빈듯한 곳이 없이 꽉 차게 둥그런 보름달만큼

모든것들이 다 그렇게 그득하면 얼마나 좋을까.

 

쇼핑카 채우기가 한없이 어렵다.

어찌 물건이 없어서겠는가

날 보고 가요, 날 데려가요, 아무리 교태부려 유혹하지만

치뤄야할 몸값을 확인하면 그저 한숨뿐

빈소리가 요란한 수레를 끌 밖에

 

그 넓고 복잡한 사람속을 몇시간째 뱅뱅 돈후

겨우 골라잡은 선물보따리도 잠시,

다시 내 수레는 빈 수레가되길 여러번..

 

값이 문젠가 마음이지 뭐.

누가 뭐라는 사람하나 없는데 난 혼잣말을 주절댄다.

 

평상시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은 형제,자매가

어찌하여 명절만 되면 열손가락을 다 꼽고도 남는지 모를 일일다.

 

명품을 선물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가족들에게 한가위 인사나 하자는 거다.

그런데 그것조차 힘이든다.

 

몇시간후

내 쇼핑카에도 선물세트들이 채워졌다.

아주 적지만 마음과 정성을 가득담은 선물들이...

 

즐거운 명절

베풀기에 핑계대지 않을 만큼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요번 추석은 보름달을 볼수없을거라 하는데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 보고싶다.

추석날 밤, 추석 선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