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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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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도 감겨지지 않는 눈이 있습니다


BY 비즈 2001-06-30

비가 내립니다. 후두둑 후두둑 내리는 빗방울이 신기해 창문을 열고 그들의 아름다운 노래소리에 향기로운 커피에 취하듯... 쓰디쓴 술 한잔에 취하듯... 그렇게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내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내 눈속에 무엇이 비쳐지는지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눈을 감아도 감겨지지 않는 눈이 있습니다. 눈을 떠도 떠지지 않는 눈이 있습니다. 눈물이 흘러도 보여줄 수 없는 눈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 눈물을 볼 수가 없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언젠가처럼... 사랑과 미움과 슬픔과 그리움이 하늘에 가득 찼나봅니다.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방울 한방울 빗물이 되어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물이 되어 지금 제 앞에 두 손을 내밀며 미소짓고 있습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무엇이 이리도 저를 애닳게 하는 걸까요?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그것은... 별 일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바람이 빗속에 취해버린 저의 양어깨를 살며시 부여잡고 속삭입니다. 바람이 창문가득 퍼져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