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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9

9시 뉴스


BY 한숙83 2003-09-06

저녁 9시 뉴스 시간에 맞춰 TV를 켰다.

이미 한계 수명에 다다른 화면이 제자리를 찾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고 9시 뉴~스가 시작되었다.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화면 가득 국회의원 나리님들의 육탄전이 오늘도 생중계되었다.
오늘은 덤으로 머리채를 낚꿔채는 진기록까지
혼자보긴 아까웠는데, 아마 세계적인 뉴~스가 되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이미 식상한 뉴~스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들도 자주 봤을테니..

채널을 돌린다.

두사람의 장애인이 나온다.
그들은 심하다 할 수준의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 나이 많은 남자는 다리가 불편하면서 심한 약시였고
그보다 나이 적은 남자는 말하는 것에 장애가 있고
걸음걸이와 손이 자유롭지를 못했다.

그들은 담밑에 쳐진 거미줄에서 시를 노래하고
비를 맞고 있는 꽃을 보며 노래하고
세상의 모든 소리에 반응하고 하모니카로 살아있는 것들을 노래했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듯한 그 둘이
걸을때마다 마구 흔들리는 어깨의 흔들림을
서로 어긋맞춰 올린 어깨동무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걸어가고 있다.

그래. 희망이 있어.

다시 채널을 돌린다.

20대의 결혼 날짜를 잡은 여자가 무장 강도짓을 했단다.
3분만에 제압해 잡았단다.
필경은 몇칠전 있었던 새마을 금고털이를 흉내냈나보다.

말문이 막힌다.
사람이 가져야할 기본적 양심의 바닥은 어딜까.

광우병 의심이 있는 수입 소곱창을 유통해 팔았단다.
죽일 노-ㅁ들
나의 18번이 나온다.
먹는 것 갖고 장난치는 놈들은 광화문 네거리에 매달아 놓고
오가는 사람들이 바늘로 꼭꼭, 꼬옥꼭, 꼬옥꼭 찔러줘야돼.

끝까지 들어보자.
뭔가 그래 그렇고 말고
고개 끄덕일 뉴스거리 하나 없을까.

어느 한 쇼핑채녈에서 이민상품을 내 놓았더니
어제는 1000건 이상,
오늘은 그보다 더 많은 3000건 가량 신청이 들어와
이제는 미리 예약을 받고 상품을 소개할 거란다.

그래 가라. 가.
다 가라
약한 바람에도 날려가는 쭉쨍이는 다 날아가라
험한 폭풍이 몰아쳐도
꿈쩍도 아니할
알곡만 남아
새 희망의 싹을 틔워볼란다.

9시 저녁 뉴~스 시간이 희망의 시간이 되어주는 때가 분명 올 거다.
TV 화면 가득 비춰지는 얼굴을 자랑스레 가리키며
우리나라 대통령이야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지
자랑할 그날이 분명히 올 거다.

난 그때까지 뉴스시간마다 채녈돌리고 싶은 유혹을
꾸-욱 참을 거다.

분명 희망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