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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인생 엿보기(4)-눈물에 대해서


BY ggoltong 2002-06-28

눈물많은 사람치고 악한사람 없다하는 말이 있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할 양으로 내게는 눈물많은 남편과
눈물많은 딸들이 손수건에 젖어든 눈물을 짜아내고 있나보다.

설마 이 남자가 눈물이 많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남자와 결혼하여 여섯해를 맞이할동안 거의 나는
1년에 한번 이상의 눈물을 보았다.
이제는 뭐 눈물에 대해 머슭하지도 않다.

언제였던가.
아놀드슈왈츠네거 나오는 무슨 장난감을 사기위해
소동을 벌이는 영화를 봤다.
코믹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심심치 않게 한 영화였다.
이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중
아들을 위해 장난감을 거머쥐고
어렵사리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별것 아니면 별것 아닐수 있다.
헌데 그 순간 보는 나도 코끝이 찡한게
목에 떡고물 걸린것 마냥 불편했다.
내 남편은 뭐하나..
나는 슬쩍 뒤를 돌아봤더니
이 남자 ..나와 정서가 맞는지
눈물을 참으려고 양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허나 끝내는 눈물 한줄기 주르르 떨어지는걸
결코 막지는 못했나보다.
나와 같은 영화를 보며 공감대를 느끼는건
그로 하여금 나의 반쪽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귀한 시간이 아닐수 없다.
너무나 슬픈 영화를 보며 울고픈데 우는걸 이해할수없다는
반응 내지는 영화보면서 왜 질질 짜냐~식의 반응은
차갑고 냉혹한 생각이 든다.

결혼전 처음 그의 집을 방문했을때
그의 책상에 덮어씌워진 하얀 레이스 책상포를 보고
나는 그의 심성을 단번에 읽을수있는 느낌을 가지고
돌아왔었다.
그리고 그 느낌을 늘 검증하듯
'그래,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
회심의 미소를 지을수있는 나는 그에게 있어서 여유로운 사람이다.

나의 첫출산기때..
장마가 겹쳐 비는 폭풍우를 몰고 올정도로 세상이
거무튀튀한게 음산하고 조용했다.
어찌나 아팠는지 애기 낳는다는게 이리 고통스러울까
뼈져리게 느낀 다시는 안하고픈 체험이였다.
헌데 그 체험을 뒤로하고 애셋을 자연분만한 이유중 하나는
아이를 안고 기도하는 착한 남자가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내 심리를 추적해본다.
그는 첫생명을 안아볼때 거의 얼어있었고
또 그렇게 눈물 뚝 흘리며 기도를 했었다.
그 모습이 그렇게 남자다울수가 없었다.
그리고 여태껏 실망시키지 않고 우리 네 여자를 위해
자두를 씻어대는 이 남자가 오늘따라 풋풋한 사과향기까지
동반해주는 멋진 그로 다시한번 각인되어진다.

눈물많은 사람은 마음이 약하다 하여
때로 핀잔을 주는 이도 있을거라 생각된다.
나 역시 눈물이 많아 가끔은 곤혹스러울때도 있지만
엇그제 알고있는 새끼고양이가 별안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가슴만 벌렁벌렁했지 아득히 슬픈데도
눈물이 안나오는걸 보고
나도 이제 냉혈동물이 되었구나...스스로 자책했었다.

예전처럼 맑은 눈물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생을 그렇게 즐기다 접고 싶은데
이상하다...그는 똑같은데 나는 변한듯 싶다.

억지 눈물은 가증스럽기도 하거니와
그 양심이 목을 놓아 울고 있을게 분명하다..
평생 눈물을 맑고 투명하게 유지하며
슬플때,기쁠때 초롱초롱 울수있는
나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