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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연휴에 일본으로 여행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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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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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22)


BY 가을비 2001-05-06

오랜만에 인사드리지요?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이 많은 걱정을 하셨을텐데..

특히 향인님! 안녕하시지요?

정말 모처럼의 연휴에 잘 쉬고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별일 없이 회사에 계속 다니고

아이들과 아웅다웅 살고있습니다.

사장님께서 지난달부터 월급도 조금 올려주셨습니다만.

회사에서 받는 월급으로는 부족한, 생활비는

언제 갚을지 기약이 없는 마이너스대출로 조금씩 쓰고있습니다.

뭔거 일이 있으면 들어와 많은 말을 쏟아내고 할텐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똑같습니다.

시댁에서도, 아이아버지란 사람에게서도요.

친정엄마만 두어번 다녀가셨습니다.

나이드신 엄마가 오셔도 종일, 이 게으른 딸이 어지럽혀 놓은

집안일만 하시고 제가 용돈을 드리기는커녕

아이들 신발도 사주시고 저를 안쓰러워만 하시다가 가십니다.

친정아버지가 계시니 오래 계시지도 못하고

바로 또 가셔야합니다.

가끔 전화와서 이것저것 얘기를 해주시는 큰동서의 마음씀이

고맙기도 하지만 통화를 하고나면 저의마음이 너무 아파서

전화번호도 몽땅 바꿔버렸습니다.

제가 저에게 아무런 도움이 않되는

그집안의 사정을 이것저것 알아서 무엇하겠습니까?

내 앞가림이 코가 석잔데...

그저 내가 낳은 내자식인데 내가 책임져야지요.


큰놈은 공부는 별로인데 어떻게 부실장 선거에 나가더니

(마음은 말리고 싶었지만 설마 지가 돼랴 싶어서 나간다고 해도

가만 있었더니) 털커덕 붙어가지고 오고

작은놈은 학교합창부에 되어서 아침이면 연습하러 지형아보다 더

일찍 학교에 갑니다.

아직 아이들 선생님들께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냥그냥 죄송한 마음에 전화도 드릴수가 없습니다.

두 분 다 여자분이지만 어떻게 우리집의 사정을

다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까?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그렇고 좀 그렇습니다.

그만 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