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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연휴에 일본으로 여행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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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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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 마시며.........


BY 야화 2001-05-03

벌-건 대낮부터 맥주 한캔을 고장나있는 위장속으로 쏟아부었습니다. 못하는 술이지만, 술이 들어가면 기분이 가라앉는걸 느낍니다.
그것이 좋습니다. 덜 슬퍼지고, 덜 우울해지고........
십구년을 마셔도 늘지않는 주량......
그것은 내 나이 스물세살에 돌아가신 내 아빠께서 주신 유전인것 같습니다. 오늘, 그이는 출장을 떠납니다. 두 시간후의 비행기를 타고 일주일동안 출장을 떠납니다. 그런데 난 이렇게 나와서 혼자 맥주를 마시며 피씨방에 앉아서 청승을 떨고 있습니다. 뭔가가, 무엇인가가 풀어지지않는 앙금.......멀어지려, 기대지않으려, 애쓰는 내 마음......어차피 한 울타리에 산다해도 얼굴조차 보기 힘든 얼굴들.
얼굴을 본다한들 아무 대화가 없는 사이........
내 마음, 떨어져살기로 작정을 했다면, 정을 떨어트려야할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아먹습니다. 숱한 출장을 다녔었지만, 십육년동안 한번도 출장가는 사람의 준비를 않해준적은 없었습니다.

결혼은 연애의 무덤..... 맞는 말이지요. 애틋하게 기억하고 싶다면결혼이라는 실생활로 뛰어들지 말아야했지요.
내가 왜이러는지,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는지 도저히 정리가 않됩니다. 내가 왜이러는지요.
이틀후면 큰놈의 수학여행....둘째놈과 나. 둘이서 덩그러니 남아야겠지요.. 가슴이 차라리 터져버렸으면 속시원하겠습니다.
터진다면, 죽어버려야한다는건데 쉽게 터져버릴것 같지도 않은 내 심장.....
무엇을 하고 살아야하나요. 무엇으로 낙을 삼고 열심히 살아야하나요.
처자식 벌여먹여살리겠다고 빈주먹으로 다시 시작한 남편이 불쌍케 생각되면서도 왜 이리 허무한가요. 내 설곳이 없네요. 아! 있어요. 내
설곳이. 그건 바로 식모의 자리지요. 집 지키는 강아지의 몫도 있어요그것도 아니라면 ,점점 나이값도 못하는 아주머니로 전락하는 내가 있겠지요.배가 불러서 내가 이러는걸까요? 아직 시장에서 뭘 팔아야하는지경까지는 남편이 막아주지만, 나, 이년전에 집도 잃고,돈도 잃고,쌀을 못 사서 비참하기도 했었던 겨울을 보냈어요. 그런 겨울을 보내면서 얻은 뭔지 모를 바람이 봄이 깊으면 깊을수록 깊어만가네요.
여보! 출장, 잘 다녀오세요. 여름이 되면, 내가 떠나드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