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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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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하고 싶은 날, 미용실을 다녀오며...


BY lover 2000-08-12

이제 막 돌을 지낸 아이는 땡깡이 더 심해져 감당하기가 넘 힘들기만 해요...
힘은 또 얼마나 센지... 울음 소린 또 얼마나 우렁찬지...
행여 같은 층에 사는 옆집에서 욕하지 않을까 더 마음이 쓰여
아이에게 더 짜증을 내고 그러곤 지쳐 아이랑 같이 울다가
아이가 겨우 잠이 들면 그제서야 종종 걸음으로 집안일을 하지요,아직 초보 엄마라 그런가 살림이란게 해도해도 끝이 없고 한 일은 없는 것 같은데 저녁이 되면 거의 쓰러질 지경이고...
선배 언니들이 하는 소리가 하나도 안틀리더라구요,
더우기
서울에서 남편하나 바라보고 아무도 없는 부산까지 내려와서
겪는 타향살이는 정말 만만치 않네요.
시짐 식구들은 당신 아들, 여우같은 서울여자한테 꼬임당해
뺏겼다고 늘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죠, 몸이 힘들거나 가슴이 답답해도 어디 한 군데 딱히 갈 곳이 없죠,
늘 바쁜 남편은 허구헌날 출장이다 야근이다 회의다 워크샵이다 해서, 날 좋은 주말도 마치 과부인양 아들 녀석 데리고 혼자 공원에 나가 오후 한때 보내고 오고...

오늘이 토요일 이잖아요,
우린 토요일이고 뭐시고도 없어요,
오후에 아들과 함께 짐보리에 다녀오면서(열받는 건 토요일엔 아빠들이 캡 많이 온다는 거에요...짐보리는 아이과 부모랑 함께 하는 유아 놀이방이랍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왜 그런거 있잖아요... 그래서 고민 끝에 미용실을 같죠,

요즘 미용실 잘해 놓잖아요, 아이 놀이방도 있고,,,
늘 할인 쿠폰갖고 커트 만 하다가 과감하게(쿠폰도 없이-오늘따라) 스트레이트 퍼머에 스카치 염색에 브릿치를 했죠.
예쁜 잔에 원두 커피도 마시고, 오랫만에 잡지도 ?어보고, 좋은 음악도 들으면서 말이죠.
2시간이란 긴 시간이 지나고나서의 거울 속 내 모습...
아줌마가 아니라 여자더라니까요...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하려고 발품팔며 전단지 체크해 가며 빠듯하게 살더라도 가끔은 정말 가끔은 오로지 나를 위해 기분 좋게 쓰는 돈이 절대 사치나 낭비가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기분 전환하고
비록 이 시간 외롭게 혼자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아침보단 기분이 훨 좋은 걸요...

글구 첨으로 이곳을 방문했지만 이런 독백도 정말 좋으네요...
좋은 주말들 맞으세요...

여기는 부산입니다



조금전까지 업어도, 안아도 땡깡만 부리는 아들을 겨우 달래고
얼러 재우고 너무나 가슴이 답답해서 이곳을 찾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