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빌 보고있는 남편 옆에서
손톱을 깎으려고 신문을 펴고 있는데
난데없이 손을 쑤욱 내밀며
자기도 좀 깎아달라고 어리광(?) 부리는 남편..
왠 안하던 짓이냐고 자기는 손이없냐고
밀어내고는 내것 다듬기에 열중인데
한숨쉬며 내 뱉는 말..
"나는 손이 없는 줄 알아요? 하며 거부를 해도
끌어다가 손톱 발톱 챙겨주시던 어머님의 손길이
왠지 그리워서 한번 해본소리야!! "
한해의 막바지에 밀려있어서인가
나 역시도 왠지 맘이 서늘하고 횅~한 기분인데
남편 역시도 그런가보다..
시모님의 정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하셔서
며느리인 나도 늘 맘 한구석이 허전한데
사랑만 듬뿍 받고 자라다가
큰아들 노릇 톡톡히 해야할 싯점에서
어머님을 잃었으니 그 심정은 오죽하랴!
왠지 콧등이 시큰해져왔다..
아내에게서 어머니를 잠시라도 회상하고 싶어하는데
그것조차 못들어주랴 싶었다..
그리하여 결혼 11년만에 첨으로
아들놈들 손발 내손으로 챙겨주듯
남편의 손과 발을 깔끔하게 매만져줬다..
너무도 흐믓해하는 남편을 보면서
이따금씩은 어머니도 되어주고
이따금씩은 친구도..
이따금씩은 연인도..되어주는게
바로 " 아내의 자리" 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