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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72)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BY 쟈스민 2001-12-12

세상엔 참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오늘도 서로 부대끼며
또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나는 이렇게, 너는 저렇게 저마다 비슷한것 같지만 서로 다른
모양새로 ...

오래된 습관처럼 되어버린 직장생활속의 내가
아주 가끔씩은 내 스스로에게 조차 낯설기만 할 때가 있다.

학창시절 한참 감수성 예민하던 여고시절에 특히 점수 운운하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경쟁에 일원이 되고 있었던 시절이
한참을 지나놓고서도 아주 커다란 아쉬움을 내게 남겼는데 ...

이젠 또 한 조직의 일원으로 그 속에서 ...
그 잘난 사람들의 무리틈에서도 나는 나를 올곧게 일으켜 세우고
있어야만 하는 과제를 받아든다.

때론 윗사람의 눈에 들기 위하여 비빌줄도 알아야 하는 게
사회생활의 법칙이 되어버린 듯 나 또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만큼
어느새 보편화되고만 현실에 안타까워할 때가 점점 늘어 간다.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하여서라면 자기 본연의 모습 따위는
철저히 감추어 버릴 수 있을 만큼의 이중성이 요구되는 것처럼
그리 보일 때가 있다.

비비기 잘하는 것도 타고 난 천성인지 그렇게 오랜 세월을 몸담고도
아직도 그런 일에 익숙해지지 못하는 자신이 한 없이 작게 보이기도
하는 걸 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내 마음속에 가만히 질문하나를 던져 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서라면 철저히 자신의 다른 얼굴을 드러내기
주저하지 않는 이들을 보며 사람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나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결코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도,
그럴 필요나, 가치를 못 느끼는 나는 아마도 아웃사이더로서 살아갈런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이기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지켜진다면 그래도 자신에게는 이기게 되는
것 아닐까?

보고 싶지 않은 걸 너무 많이 보아야만 할 때 ...
알고 싶지도 않은 일이 나도 모르게 알아질 때 ...
그것은 어느새 아픔이 되어 가슴저림을 겪어내게 한다.

정의가 반드시 승리하는 세상이라고 믿으며 살고 싶은데,
점점 더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마는 자신이
한없이 싫어질 때가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만큼의 삶의 무게를 지고 가야
하는 것일텐데, 오늘은 날씨만큼이나 그 무게감이 나를 가둔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정답은 없겠지만,
최소한 나를 위하여 다른 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것은
정녕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아둔하고, 미련하리만치 계산적이지 못한 또 하나의 나를 보는
시간일지라도 한치의 거짓도 없이 살아낼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바보가 되어 살련다.

머리만 있고, 가슴은 남아 있지 않은 영재가 되기 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머리를 갖고 있어도 아직 가슴에 식지 않은 사랑이 남겨진 이가
이렇게 황량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더 살가와 보이지 않을까?

정말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답답한 가슴속에 잠시 질문 하나를 내려 놓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