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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오브아프리카와 남자 미용사


BY y2kiss 2001-02-14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를 대라면 난 아웃오브아프리카를 꼽겠다.
내가 좋아 하는 배우들이 나와서라기 보다는 그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광활한 아프리카초원에서 펼쳐지는 사랑의 대서사시.
젊은 남녀의 꿈결같은 사랑얘기가 아니고,
성숙한 유부녀와 자유분방한 남자의 얘기가 초원에서 하늘에서
펼쳐질때면 저절로 한숨이 나오고...
그중 내가 가장 짜릿하면서 탄성을 자아냈던 장면은
로버트레드포드가 매릴스트립의 머리를 감아 주던 장면!!!
뒤로 고개를 젖힌 여자의 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살살 물을 끼얹어 줄 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오고...
그런 나의 감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의 남편은 영화를 보다가
입을 벌리고 고개가 뒤로 젖혀져 있다.
난 그래서 대리만족을 느낄 곳을 찾는다.
바로 미용실.
요즘은 로버트레드포드보다 더 젊고 훤칠한 남자 미용사가 얼마나
많은가!!!!
"머리를 뒤로 대세요"
목소리까지 저음이면 금상첨화
난 머리를 뒤로 젖힌채 가만히 눈을 감는다.
그리곤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초원위에서 얼룩말 무리가 보이고.
체크무늬 러그 위엔 피크닉도시락 가방이 놓여 있고,
눈을 감은 내 얼굴위로 그의 숨결을 느끼면서
나의 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내리는 꿈을....
"저 손님, 주무시나요?"
상상은 거기서 끝.
하지만 몇 달에 한번씩 느껴보는 이런 감정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
가끔은 첫사랑의 그가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 오는 것은 늘 변함없는 나의 남편과 지 아빠를 점점 닮아 가는 두 아들의 모습을 바라볼 때 인것 같다.
그저 무덤덤한 하루하루 속에서
가끔은 상상의 날개를 펴는 것도
생활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런지.
난 오늘도
설겆이를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랄랄라 라라라라
저 하늘 높이 날개를 펴고 날아갈 것 같아요
오늘은 기분이 좋아 랄랄라 라라라라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꿈이 이루어 질 것 같아요.
꽃들이 너무 예뻐요
이 세상 모두가 눈이 부셔요
착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모두가 아름다워요
오늘은 기분이 좋아 랄랄라 라라라라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꿈이 이루어 질 것 같아요(신데렐라만화주제곡)
그렇게 하루의 최면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