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간혹의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 눈길이 멈추질 않는 장면이 있다.
프로포즈 하는 장면.....
난 정식 아니...은근슬쩍 or 그 비스무래한 것 조차 받지 못한
추억의 이야기 꺼리 조차 같지 못한 사람이다.
4년을 연애했건만....
이제와서 4년 연애 했다고 횟수를 셀수 있지만
그당시 연애를 하고 있는 지 나 조차도 확신 할 수 없었다.
일주일에 한번, 어쩔때는 삼주일에 한번도 만났고
일년 넘게 얌전히 손만 잡고 다녔으니까...
내 주변 친구들이 사귀는 거 맞냐고 수시로 물었었다.
그 친구는 하루가 아쉽다고 만나는 그런 사이였으므로...
너무도 남자친구 없이 한가해 보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매일 바쁜 자신때문에 내게 미안했는지
소개팅의 유혹도 끊임없이 받았었다.
그리고 졸업식.....
내 무덤을...프로포즈란 것을 받을 기회를 포기하는....
내가 파는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우리 친정아버지가 보통 보수적인 분이 아니셨다.
미팅도 잘 노는 아이들,안 배운 애들이나 하는 거라
굳굳하게 믿으셨던 분이라....
초,중,고교를 남녀공학으로 나온 나는
남자 짝의 숙제 묻는 전화만 받아도
행동을 어떻게 하고 다니냐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었다.
졸업식에는 꽃을 든 남자 또는 여자가 있는 법이다.
내 졸업식에도 물론 예외이고 싶지 않았다.
남동생이나 친척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친구들도 내가 말로만 떠드는 남자의 실체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궁금해 했고...
겸사 겸사 졸업식에 짜잔~ 하고 등장시키고 싶었다.
그러자면 아버지께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이야기가 안 된 상태에서 두 사람이 마주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아무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 뻔했으므로...
대학 1학년때 미팅을하고 상대편 남자에게서 전화가 온적이 있었다.
아버지가 받으시고 노발 대발하시던 기억이났다.
"너 그 남자랑 결혼 할거냐..."
어떻게 한번 만난 남자랑 그것도 이제 20살이 결혼을 생각하겠는가...
물론 내 대답은 NO 였었다.
졸업식에 남자가 온다는 말을 들으신 아버지...
그날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나셔서 다시 그 질문을 하셨다.
"할꺼야... 결혼 할꺼야...."
아버지는 순간 충격을 먹으신 것 처럼 얼굴이 그대로 굳으셨었다.
우리는 결혼한다는 그 비슷한 이야기도 오고 간 적이 없었다.
그냥 오누이 처럼 잔잔하게 만났다...
가끔은 자존심 상할정도로...날 여자로 보지도 않았다.
아버지 그날 조용히 내 방을 나가시고
다음날 엄마가 들어오셔서 아버지 대신 말을 전하고 나가셨다.
졸업식날 바로 보면 그러니 그 전에 한번 얼굴을 보자신다고.
그자리가 처가 상견례 비슷하게 되었고
난 남편 졸업식에 얼굴 보이고
그러다 부모님들 서로 만나시고 날짜 잡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결혼을 하게 되었다.
내 남편도 억울하겠지만....
결혼...아니 같이 살자 소리 한번 못듣고 결혼한 나는
드라마니 영화에서 프로포즈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남자들만 보면 속에서 불이난다...
연애도 닭살 돋게 그럴듯하게 해 보지도 못했는데...
사랑에 대한...결혼에 대한 아기자기한 소녀적 취향이 있던 내게는
모든 것이 억울하다....
반지를 아이스크림에 뭏는다는 둥...
실에 손가락을 메고 반지를 끼워 준다는 둥....
차 뒤의 트렁크가 열리면 풍선이 떠 오르며 결혼해줘 글씨가 떠 오는다는 둥...
이런 특별한 이벤트는 바라지도 않는다..
내게 정식으로 결혼 의사를 물어봐주고
답할 기회를 가질 수만 있었다면.....
그것만으로 추억으로 행복할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스스로 판 무덤 이었건만....
이렇게 미련을 버리지 못함은....
나도 평범한 여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