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6년차의 아들 딸 가진 두아이의 엄마입니다.
딸만 둘 있는 집에서 자라 27에 결혼을 하고보니 신혼여행 갔다온 일주일이 지나고나니
정말 '생활'이란게 실감이 나더군요.
아이아빠는 기본적인 전통 한국 남자예요.
아이아빠는 아들 3,딸2중의 막내예요.
그런데 우리 시어머니는 아들 3형제,손주3이 소원이시거든요,그런데 큰 아들이 딸만 둘이고
둘째아들은 아들만 하나,그리고 저는 아들과 딸을 낳았으니 손주 셋의 원을 못 푸신 셈이죠.
둘째딸아이가 4살이된 얼마전 아들셋,손주셋 얘기를 하시면서 다 제 먹을건 타고 난다고 하나 더 낳으라고 하시더군요.
처음 결혼해서 느낀건데 아줌마라는 직업[?]의 사람들은 설거지를 해도 그릇이 깨질 때까지
닦고 또 닦고,걸레질을 해도 걸레가 닳던지 바닥이 닳던지 빨아대고,아이 낳고는 그 뒷처리가 끝도 없이 하루가 가고,머리속은 오늘 뭘 해먹어야 잘해먹는다고 소문이 날까란 생각에 가득차고,내가 아이교육을 잘 시키고 있는지 항상 불안한 마음에 갖은 육아서에 매달리고,
아이아빠에 아이둘 챙기면서 시댁어른에 대한효도와 친정에 대한 배려는 항상 아줌마의 몫이더군요.
시댁은 아들 며느리 손주들까지 식구가 많다보니 명절날이나 식구가 다 모이는 날이면 상을
세번 봐요.처음 상은 아버님을 포함한 남자상이고,두번째상은 먹던 상 추스려서 손주들 상이고,세번째상은 있는 반찬 긁어먹는 며느리 상이예요.그러다보니 대충 먹고 설거지하기 바쁘죠.거기다 설날 떡국 끓이는 날에는 잘 조절한다고 해도 팅팅불은 떡국을 먹기 마련이죠.
우리 어머니는 칠십둘이세요.
그러다 보니 남녀차별이 엄청 심하신 편이예요.
제 처음 생각은 '노인네는 절대 못 바꾼다,젋은 남편하고 살기 시작하면서도 죽을 때까지 못
바꾸고 산다던데 노인네야 말해 뭐하나,내가 맞춰드리는게 낫지'란 생각을 했었는데,이젠 솔직히 힘에겹네요.
이제 첫아이는 유치원에 다니고,둘째아이는 제 앞가림을 조금씩 하는 이 시기에 아이를 더 낳다니 말이 안돼죠.
물론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아요,남편이 둘째아이 낳고 한달만에 수술를 했거든요.
문제는 시어머니한테 얘기를 못한다는 거죠.내가 해야할 수술이라고 생각하는 분이시거든요,둘째형님네는 형님이 수술을 했거든요.그래서 아들 하나 낳고도 그냥 넘어간 거라고 말씀하시는걸 들은데다,제가 제왕절개로 아이둘을 낳았는데 그때하지 그랬냐고 하실게 뻔하거든요.아무튼 아들을 얼마나 챙기시는지,언젠가는 허리가 삐끗해 며칠 회사를 쉬어는데 매일 전화를 하시고,나아서 출근할때까지 계속 챙기시는거예요.
그런데 며느리는 아니죠,둘째 딸아이 낳고 한달도 안돼서 시댁에 일이 있어 갔는데 그 많은 설거지를 혼자 다하고 걸레 빨아 뒷정리까지 다 해야 했어요,물론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구요.형님들도 당연히 그러려니 하더군요.(12월 15일에 둘째아이 출산)
학교에서,TV에서,책에서,친정에서도 남녀평등이라고 가르쳐 놓고는 현실에서는 참고 인내하며나 자신을 죽여가며 산다는게 아직도 포기가 안돼네요.
하늘이 너무나 우중충한게 내기분을 닯은 것같아 몇자 적는다는게 말이 길어졌네요.
읽으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마법에 빠질 날이 가까와 옵니다.부디 이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