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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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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과 특별함에 대한 단상


BY zest40 2001-10-11

햇살이 환하게 창으로 비춰 들고 있다.

가을의 따사로운 햇살이 마치 축복인 양 거실 가득히 퍼져 들고 있다.
이런 날, 어디론가 훌쩍 떠나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늘 생각뿐이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이 있어 항상 그들 속에서 그들과 더불어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더할 수 없는 행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흔이란 세월의 무게가 자꾸만 나를 숨막히게도, 또 초조하게도 만든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쉬울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었던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어디서 어디까지가 평범한 삶이고,어디서 어디까지가 특별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그저, 아침에 눈을 뜨면 시작되는 이 작은 소란들로부터 벗어나지도 못하고 이렇듯 엉거주춤하게, 늘 되풀이되는 일상 안에 안주한 채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보내는 것, 그것까지가 평범이라면 내안에 치밀어 오르는 소리지르는 것들, 그것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 일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삶, 그러한 삶을 특별하다 할 수 있을까.

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아니,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쨋든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특별하다든지, 남들보다 두드러진다든지 하는 것들에 그다지 집착하며 살아오지는 않았다고 여겨진다.
주어진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채 그저 그렇게, 너무도 평범하게, 그리고 너무도 안일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그렇다고 평범하게 산다는 삶 그 자체가 곧 안일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속에서라도 뭔가 더 나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려는 모색을, 시도를 해볼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런 생각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리라.

20대에서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이전부터 꿈꾸어 왔던 어떤꿈이랄까 이상에 대해, 이제까지 과연 얼마나 절실하게 이루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던 것일까. 그저 막연하게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나태함으로 여태껏 살아오지 않았나 싶은 생각들이, 내면 저 깊숙한 속으로부터 울려나오고 있는 것이다.

거실 깊숙이 들어와 안기는 가을햇살이 자꾸만 이런저런 상념들을 불러일으키는 오후. 어디라도 좀 다녀와야겠단 생각이 든다.
어디로 갈까. 어디가 되든 이 비좁은 공간으로부터 좀 벗어나 보고 싶다......일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