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소액결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1

가을비소리


BY allbaro 2001-10-11

가을비소리

구보를 마치고,
평보로 말을 쉬게 하고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
회색의 하늘이
공허한 눈동자로 내려다 보았다.

거대한 우물 같은
적송속의 마장 한 가운데,
말 위에 앉아
나는 비를 맞고 있었다.

솨아아아...
어쩐지 들어 본 적이 있는익숙한 소리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한 밤중에 걸려온 전화에서는
아무런 말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나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전화선 건너편, Neon Blue로
얼어붙은 침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전화기는 더욱 더 차가워졌고
시간은 흘렀다.

마침내 익숙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

한밤에 걸려온 전화에서는
그렇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화기를 든 나,
아무 말 하지 않는 당신.

우리의 가슴속엔
함께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www.allba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