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소리
구보를 마치고,
평보로 말을 쉬게 하고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
회색의 하늘이
공허한 눈동자로 내려다 보았다.
거대한 우물 같은
적송속의 마장 한 가운데,
말 위에 앉아
나는 비를 맞고 있었다.
솨아아아...
어쩐지 들어 본 적이 있는익숙한 소리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한 밤중에 걸려온 전화에서는
아무런 말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나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전화선 건너편, Neon Blue로
얼어붙은 침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전화기는 더욱 더 차가워졌고
시간은 흘렀다.
마침내 익숙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
한밤에 걸려온 전화에서는
그렇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화기를 든 나,
아무 말 하지 않는 당신.
우리의 가슴속엔
함께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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