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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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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다


BY 오드리햇반 2003-07-08

그는 아이들을 이뻐했다
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방학을 지내려 시골을 내려가면 얼굴이 따가울
정도로 볼을 부비고 귀찮을 정도로 이뻐해주었다
어릴때처럼 이뻐해 주는게 부담이 될 중학교 1학년 무렵... 

작은아빠는  하늘나라로 갔다

그나이 겨우 32살
그뿐인가
시집와서  2년남짓 함께 산 아내와 뱃속에 든 아기 그리고 홀 어머니
그 막막한 상황을 어린나이의 내가 어찌 알 수 있었을까

작은엄마는 시골의 집을 모두 정리하고 우리가 사는 시내 근처로 집을 옮겼다
그녀는 참 씩씩한 여자였다
조금씩 성장하는 내가  작은엄마를 볼때마다 느끼는  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과
아빠없는 아들과 남편없는 시어머니를 모시는 그녀의 마음은 어떨까하는궁굼증
그렇다고 작은엄마에게 내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 해본적은  없다
그녀는 항상  나보다 먼저 웃었고 나보다 먼저 인사를 했고 나보다 먼저 큰소리로
아는체를 했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아무런 위로나 좋은사람이 될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여년의세월...

그녀가 남편을 따라갔다
아마도 이제는 남편과 함께있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간절했었나보다
이제 갓 20살이 된 아들....
그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자신의 남편이 남기고 간 것처럼  그녀도  모두 남겨두고 갔다

춘천을 다녀오면서 난 그다지 울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어린나이에 상주가 된  조카를 끌어안고 위로해 주지도 않았다
그저 그녀에게 참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마음이 아렸다

살아가면서 그녀는 나에게 많은것을 안겨주리라
아들에게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의 삶은 자신들의 삶을
되 돌아볼수 있게 되는 힘이 될 것이다
아주 특별하게....
그리고 아주 진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