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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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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고 생각할께..


BY 올리브 2003-06-27

아니 죽었어..



어릴적 하얀 얼굴로 씩 웃으면서 느린 말투로 맘 콩당거리게 했었던



내게 그리움을 가르쳐준 선생님처럼



맘이 너무 고와서 늘 내가 부러웠던 울 수녀님처럼



내가 아직도 그리워하는 울 아빠처럼 죽었어...





죽었어... 아무말도 나한테 하지도 못하고...



불구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멍청하게 지켜보면서 죽었다고 생각했어..



하두 소리내어 울어서 눈물이 쪼르라 들었는줄 알았는데 잠깐 깨서



일어나보니 또 눈물이 나와...



아마도 몇달 아니 몇년은 허우적거리면서 모른척 살아야 하는게 자신이 없어..



한마디 말이라도 들었으면 했는데 결국 내 맘속에서 죽었어..





몸속에 혼이 다 빠져나간것 같은 어지럼증에서 내가 어떻게 살수가 있을까..



그래도 남들은 다 털고 일어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사람 만나서



웃어주는데 난 아직 그럴수가 없었어..



아직은.. 아직은 준비가 안 됐는데 날 맘속에서 떨구어내는 사람땜에



아직도 내 맘속에 버티고 있는 사람 죽었다고 생각했어..



나에 대한 연민이라고 억지로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내가 모른척 꼭꼭 숨겨둔 사람들이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걸 봤어..



내 앞에서 내 얘기 들어줄 사람이 그 뜨거운 숨막히는 곳으로 들어가는걸 봤어..







미친다는거..



기절할뻔 했어... 어지럼증땜이라고 남들 안심 시키면서 죽었다고 생각했어..



담엔 내가 죽을것 같아서 두려웠어..



얼룩져서 닦아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내게 죽었다라는 말이 들렸어..





내 맘속에서 죽었어..



그래서 가끔씩 꺼내볼수 있는 기억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비가 오잖아...



왜 하필 오늘 비가 오는건지..



나 자꾸 어두운 기억이 생각 나는데 왜 비가 오는건지...







한손으로 입 틀어막고 한손으로 사진 부여잡고 울었다는 걸



기억한다면 어쩜 좀 위로가 되겠지.





아....



미치겠어...



이런 울림이 자꾸 들려...







나 미쳤다고 생각할래...



그래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병자가 된거라고 생각할래..





죽었어..



내 앞에서... 내 맘속에서... 내 눈에서... 내 입술에서... 내 몸안에서...



내 기억에서... 내 그늘에서 ... 내 손에서 ... 내 가슴에서...





죽었어..



아니 죽었다고 생각할래...



다신 돌아오지 못할 사람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