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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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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런 밤이 있겠죠...


BY 띵아.. 2001-01-04

불쑥..가입해놓고..인사도 안하고...한번 써봅니다..
혼자서 넋두리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결혼한지 7개월된 웃기는 주부입니다..

주부라는 말, 아줌마라는 말..
겉으로는 그게 뭐..하면서
속으로는 그래도 난 아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며,
결국 어디에도 적응 못하는 웃기는 짬뽕입니다..

결혼한지 한달반만에, 3일간격으로
시아버님과 친정아버님 상을 치뤘습니다..
두분다, 올해 환갑이셨죠..
생각도 못한일, 그렇게 한꺼번에 찾아오더군요..
시아버님 상때는 잘 참았습니다..
한달반..무슨 정이 있겠습니까...

친정아버지 돌아가실때,
기가 막히더군요..
며느리 잘못 들여서 라는 말 들을까봐, 장례식장에 와서 누구보다
서럽게 우시던 친정 어머니 눈물이 마르기 전에,
친정 아버지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아마도.
며느리 잘못 들어왔다면,
봐라..사위도 잘못 들어오지 않았냐
하는 주장이라도 하게 하실 생각이셨나봅니다..

시댁 어른들때문에..
친정 아버지 장례식장에 모셔놓고,
향한번 올리기도 전에..
시아버님 삼우제부터 가야 했습니다..
겹상복 입는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삼우제 지내는 절에서 설교 들으며 숨죽여 울어야 했습니다..
친정아버님 먼저 돌아가셨으면,
우리 신랑도 삼우제 지내고나서 장례식장 갔을까..
하는 웃기지도 않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시작한 신혼생활이였습니다.
아직도 신혼이라고 합니다. 남들은..
처음으로 남편이 외박하고 들어와서
슈퍼우먼 컴플렉스에 노이로제 걸린 마누라가,
밤 11시에 일에 지쳐 들어와 빨래 걷고 설거지 하는 걸,
본척도 안하면서 미안한 표정도 없이
컴퓨터 게임만 하고 있다는 사실이,
두 아버님 돌아가실때보다도 더 서러워지는
제 자신이 참 싫어서..

정 힘들때는 이런데 들어와 보라는 결혼 3년차 선배아줌아인 친구의
말이 생각나 들어와 봤습니다.

1년만 참아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뭔가는 해결이 된다구요..
크게 불행하단 생각도 없고, 결혼생활에 대한 큰 기대도 없지만,
1년...참 기네요...
정말 1년이면 될까요?

불쑥 들어와 감정적으로 휘갈기고, 제풀에 지쳐 나가는..
웃기는 주부...
용서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