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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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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일찍 널 찾았어야 했어..


BY 올리브 2003-06-24

안녕하세요... ooo 입니다...

 

그날도 딸아일 유치원에 내보내고 커피 한잔 뽑아들고 습관처럼 멜을 열었다..

늘 열어봤던 아이디 대신 안녕하세요.. 로 시작된 제목을 두번씩 읽고 나서야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알고 있었던 이름 .. 어쩌다 TV속에서 병원건물이 비춰지고 가운입은 모습을

볼때면 맘 한구석이 싸하게 밀려 들어왔던 이름... 맞았다..

 

서둘러 제목을 누르는데 가슴이 콩당거려서 한손으로 눌러대느라 고역이었다.

 

인터넷이 좋긴 좋다고 장난스럽게 감격적인 글을 쏟아붓더니 결혼했냐는

물음이 이어졌다. ...

 

아... 어쩐다.. 그땐 나도 결혼 안했었지.. 물론..

 

멜속의 주인공은 내가 간호대 졸업후 대학병원에서 근무할때 같은 병동에서

일하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었던 선생님 이었다. 그땐 내가 대학을 막 졸업

했었던때라 많은 얘길 하고 지내진 못했지만 근무기간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에

날 찾아왔었다.

 

그날은 내가 가장 부담스러워 했던 밤근무였었고 회식이 있던 때라 병원은 거의

대부분 당직만 빼곤 모두 참석하느라 조용한 날이었다..

 

처치실에서 환자 물품을 점검하고 있을때 문을 빼곡히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같이 일하는 간호사인줄 알았는데 그 선생님 얼굴이 보였다..  

유난히 하얀 얼굴땜에 간호사들이 백곰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던 선생님 이었다.

눈이 약간 빠알갛게 충혈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날 한번 힐끔 쳐다보고는 쑥스럽게

웃으셨다..

'''' 보고 싶었어.. 나 내일 근무 끝인데.. 어쩌냐..''''

 

확 숨이 막혀오는게 이런건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쑥스러웠고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가 맘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 한주를 밤근무 하느라 선생님과 같이 근무할 환경이 없어진 것땜으로 생각하기엔

어쩐지 뭔가 맘 한구석이 아려오는게 어지러워졌다..

내가 뭐라고 해야할것 같았는데 난 갑자기 핑도는 어지럼증 땜에 숨이 막혀왔다..

 

교대할 낮근무 간호사들 발걸음 소리에 정신을 차렸고 내가 한말은

'''' 안녕히 가세요..'''' 그것이 전부였다.

 

그것이 내가 해줄수 있는 유일한 멘트였다..

 

그리고 난 어쩌다 가끔씩 불쑥 나타난 선생님땜에 맘을 헤집어대는 아픔도 있었고

알수없는 이유로 방황하는 선생님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 방황을 끝내고

돌아오신 선생님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있어줬다.. 다만 내가 환경이 변했고

지금의 결정된 상황앞에서 선생님은 힘없는 목소릴 남기셨다..

 

'''' 좀 더 일찍 널 찾았어야 했는데... 너 결혼한거 알아.. 니 집에 전화 했었어..

   너 그래도 이렇게 그대로 있어줘서 고맙다.. 하나도 안 변했네.. 내가 일찍

   돌아와서 널 만났어야 했는데 ... 결혼했단 생각이 하나도 안 들어.. 그래..

   너 그때 많이 힘들어 했었지.. 많이 아파했었지.. 잘 살고 있지?''''

 

'''' .... ....  ..''''

 

'''' 이젠 내가 흔들림이 없어졌는데 오늘 날 확인할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아 .... 맘속에 뻥하고 구멍이 난것 같았다.. 

 

그후 내가 할수있는 일은 맘속에 갑자기 뻥 뚫어져버린 빈 공간을 끙끙대며 혼자서

아무도 모르게 꿰매는 일이었다..

 

시간이 좀 걸릴것 같다는 생각에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