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교회는 개척해서
그동안 쭉 상가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일년전에 변두리에다 땅을 사서 조립식으로
성전 건축을 한 교회입니다.
교인으로는 권사님 두분과 여자 집사님 십여분 되고
남자 집사님이 두세분 됩니다.
그리고 유년부와 중등부,고등부 조금씩 있습니다.
교인이 몇명 되지 않으니 숫가락을 새로 삿는지,
젓가락을 잃어버렸는지,
어느집서 부부싸움을 했는지
방송에 나오는것 처럼 다 알고 있습니다.
상가 건물에 세들어서 예배를 드릴때는
주차공간이 없어서 주일날마다 교인들이
애를 먹곤 했습니다.
마당이 넓은 곳으로 새 집을 짓고 이사오니,
우선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합니다.
유년부나 초등부 예배를 아이들은 오전 9시에 드리고도,
엄마가 드리는 대예배가 끝나고 ,
같이 점심 애찬으로 칼국수를 먹은후에 집에 가게 되니
엄마가 예배를 드리는 동안
아이들은 마당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한쪽에서 기르는 닭을 보기도 하고,
뺑뺑이를 돌리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아니면 마당에다 금을 그어놓고
깨금발을 하면서 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땐 떠드는 소리가
예배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내집 마당에서 노는 소리니 누가 무어라고
야단칠 사람이 없어서 정말 좋습니다.
마당이 넓다보니 여자 집사님들이 차를 가지고 옵니다,
처음에는 삐둘빼뚤 여기저기 주차를 해놓기도 하다가 ,
지금은 한자리에 일렬로 보기좋게 잘 세워놓을만큼
실력들이 좋아졌습니다.
얼마전에 신 집사님이 빨간색 중고 티코를 구입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칼국수를 먹고 있는데,
바깥이 시끌시끌 소란스럽습니다.
아이들이 빙 둘러 서있고 ,
불려나간 목사님은 무얼 찾으러 다니시느라
동분서주 합니다.
신 집사님이 나가시다가 맨홀구멍에 티코 바퀴가 빠?병芽求?
드디어 목사님이 밧줄을 가져와서
티코 앞에다 교회봉고를 대고는 묶습니다.
아마 봉고 힘으로 차를 꺼내려는가 봅니다.
소란스러우니 교회앞에서 장사하시는 분이
삐끔히 쳐다보시다가
슬금슬금 와보십니다.
그러더니 분주한 목사님을 말리면서,
남자 집사님들 두어분 없느냐고
물어봅니다.
오늘따라 김집사님은 식사도 안하시고 가셨고 ,
홍집사님은 마누라 이집사님과 전쟁중이라서 삐져서
교회도 안나오셨습니다,
하는수 없이 목사님과,그 아저씨와,
힘좀쓰게 생긴 뚱뚱한 정아무개 여자 집사님이
선수처럼 뽑혔습니다.
셋이서 티코 궁뎅이를 번쩍 들으니
가볍게 홀랑 체신머리없이 들립니다.
자동차를 셋이서 들다니...
구경하던 집사님들과 아이들은
박수를 짝짝짝 치면서 배꼽잡고 웃습니다.
티코가 빠지길 천만 다행이지...
그랜져가 빠졌으면 어쩔뻔 했겠느냐고,
웃우개 소리 잘하는 집사님이
자꾸 흰소리를 하면서 웃깁니다,
손으로 들려서 나온 티코를 타고,
신집사님은 빠이빠이 하면서 가십니다.
차를 꺼내려고 동분서주 밧줄 갖다놓고,
봉고 갖다놓고 바쁘셨던 목사님만 일거리가 남았습니다.
목사님 도로 제자리로 갖다놓으시며,
티코 손으로 들어내는건 말만 들었지 해보긴 첨이라며
자꾸 웃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