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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3


BY lovevirus 2003-06-15

며칠동안 마시고 싶었지만
기회를 구하지 못했던 술 한잔..
어제오후 오늘은 마시고 말리라 내내 별렀다.
친구가 많아서 항상 술자리가 많은,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늘 약속이 밀려있었는데 흔쾌히 만나자고 답을 한다.
백화점 근무하는지라 퇴근시간 직원들 쏟아져 나오는
틈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과거에 백화점에서 몇년동안 일해본적이 있는지라, 삼삼오오
무리지어 나오는 그네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린후 제복을 벗고 나오는 그녀를 만날수 있었다.
40이 가까워오는 나이이건만 여전히 그녀는 젊다.
한참 안보이는 사이 살이 찐듯했다.

"아니..언니 왜 그렇게 말랐어?"
체구가 작아서 나는 일킬로그램만 빠져도 남들이 알아본다.
"지금 살찌기 위해서 열심히 먹는 중이야"
그렇게 답변한다.
"그 몸을 가지고 술을 마실수 있겠어?"
반문하는 그녀....

내가 얼마나 술을 마시고 싶었는지 그녀는 모른다.
호프집은 퇴근하고 자리잡은 백화점 직원들로 인해
여기저기 북적거렸다.
내가 마실수 있는 적당량은 맥주 1000cc
그 이상을 넘어가면 힘이 들어진다.
열심히 안주를 물어뜯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리가 되었다.
그러면 어떠랴..
오랫만에 만나는 얼굴과, 그녀의 삶이 내게 열려지고 있는데..
아무말 없더라도 내 앞에 앉아 있어주는 술동무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녀로 인해 술에 대한 해갈을 풀었다.
지금 약간의 두통도 있지만
술자리를 갖고 싶었던 열망이 풀어진게 다행이다.
술 마시고 싶었던 마음이 늘 숙제처럼 내 안에 있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