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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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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을 바라보며...


BY 꼬북 2003-06-14

모처럼만에 단비가 내렸다.이틀동안....
앞마당에 있던 꽃들이며 뒤터밭에 있던 채소들이 훌쩍 컸고 싱싱해졌다.
이렇게 한 번씩 애타게 기다리다 비가오면 몰라보게 큰다.
우리집에 있는것들이야 정목말라할거같으면 수돗물이라도 끌어서
목을 축여줄 수 있지만 하늘만바라보고 있어야할 경우엔
그저 이렇게 오는것에 감사하고 또 그냥 인내하며 기다릴밖에..

이처럼 단비가 내리면
그동안 못했던 짓을 잘도한다.
물조리개로 줬을 때의 반응과는 사뭇다르다..
자연의 기운과함께 물내림이 있어서인지.

키도 훌쩍 자라며 옆가지친구도 만들고
깨끗하고 선명한 꽃이피고 열매는 통통해진다
하는 짓이 이쁘다 그리고 생기가 돈다.

흙가까이 있는것들은 흙세수를 하지만
키가 큰 나무들은 우리네 때빼고 광낸것처럼 그렇다.

아침에 인사하는 나팔꽃이 이쁘고
역시 아침에 함께하는 자주달개비의 모든것이 선명하다.
누가 이런 질리지도 않는 아름다운 색을 만들 수 있으랴!

근 한달간 여러가지색으로 나에게 기쁨을 줬던 패랭이는
지금은 아주 추레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있다 씨맺을 준비를 하면서.
너무 추레해 눈길을 주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내년에 춤추기위한 준비과정이라 생각하면
그 과정또한 소중하게 여겨야함에 잘못된 내 생각을 돌린다.

봄부터 민들레를 시작으로 제비꽃 꽃다지 냉이 방가지똥 주름잎
그다음엔 떡쑥 지칭개 돌나물꽃..
지금은 개망초가 한창이고 좀있으면 며느리배꼽과 닭의 장풀이 필거같다.
시간따라 철따라 제 시기에 맞춰 피고지며 땅과 조화를 이룬다.
어느 날 한시에 피였다 한시에 지는것이 아니다..
벌써 또 이미 피였다 진 열매가 퍼져 다시 나오는것도 있다.

우리네 인생도 이렇듯 오면가고 가면오고 그러지 않겠는가
꽃들 또한 필 시기가 있어 피며지며 우릴 기쁘게 하고 조화를 이루는데

우리는 가야할 때 안갈려 떼쓰고
어느 한꽃 필때처럼 한꺼번에 꽃피우라고 채근대는것은 없는지 생각해본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인것을
자연처럼 편하게 조화를 이루며 살면 안되는 것인지...

생각을 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더 잘 살거같은데
엉키고설키고 온갖 추한 모습은 다 갖고 있는것이 사람인거같다.
그 중에 하나 나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