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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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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BY 프레시오 2000-05-11


푸르름이 짙어가는 잔듸에 누워
하늘을 본다,
구름  사이로!


솜같은 구름사이로
살포시 내민 그리운 얼굴들,

앞산 뒷산 뛰어다니며
학교놀이 할때
꼭 자기가 반장만 하던 경자,

아카시아 잎털어낸 줄기로
파마하기를 좋아하던 연순이,

돼지우리 가 있다고
언제나 냄새 난다고
놀려먹어도 화안내던 금석이,

약국집딸 종숙이, 구멍가계집 원숙이, 방앗간집 경자,
아니 경자는 부모님 두분 모두 말을 못하셔서
벙어리 딸이라고 많이 불렀지?

그때 우리는 소뛰듯 말뛰듯
뛰어다녔고
집밖을 나서면 먹을것이 많았지,
삘기, 시다고 찡그리며 먹던 시영, 새까만 까마중,
오디, 입안이 온통 까맣게 되면
서로 보며 마구 웃었었지,

그래! 그때는
왜 그리도 겨울이 추웠는지?
봄이오는 느낌이 짧은 치마에 가벼워진 옷으로
코고무신에 팔랑거리며
고무줄도 참 많이 했었지,

지금 그애들 어디 있을까,
어렴풋한 소식에 종숙이는 아주 일찍 세상을 떠났다고
했는데, 아마 사춘기를 견디기 힘들었나 보다,
그때 게네 아버지는 작은 엄마를
두었었으니깐,

다른 아이들은 다 어디에!

한겨울에도 반팔옷 입는 아파트에서
한여름에도 긴소매 입는 아파트에서
제철도 아닌 과일을 먹으며
우리는 추억을 갉아 먹는다.

세상에 익숙한 배불뚝이 모습으로
아무런 느낌도 없이
열심히 추억을 갉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