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2
등장인물
도도혜-30대 초반 자칭 미씨.
장동권-도도혜의 초등학교 남자친구
송윤하-도도혜의 초등학교 친구
#1
도도혜 방
도도혜는 아이러브 스쿨 사이트를 누비고 있다.
그 때…..너무도 그리운 이름 하나가 그녀의 눈에 들어온다.
영원히 지우지 못 할 이름…..그녀의 초등학교 첫사랑인 장동권.
도도혜,용기를 내서 장동권에게 쪽지를 날린다.
‘장동권씨……안녕하세요? 저는 장동권씨의 초등학교 친구 도도혜라고 합니다…..구구절절 구구절절’
도도혜,슥 즈려감은 눈 위로…..
20년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보이스카웃 단복과 걸스카웃 단복을 입은 초등학생 두사람이 도도혜의 머리 속을 비잉 빙 돌다 사라지는데……
보이스카웃 남학생이 걸스카웃 여학생에게 살짝 주고 달아난 사이다 캔 하나.
그걸 홀짝거리며 마시는 20년 전의 도도혜.
초등학교 졸업식 날 서로에게 쥐어준 카드 한장.
‘우리 영원히 잊지 말자……동권으로부터’
현재의 도도혜……20년전의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슬쩍 코 끝이 아려오고.
#2
다음날 도도혜 방
도도혜에게 메일이 날아왔다.
발신자…..장! 동!! 권!!!
‘도혜야……나 동권이야! 그동안 잘 지냈니? 너 어떻게 변했니……?’
도도혜,너무너무 반가운 마음에 단숨으로 읽어내려간다.
눈물까지 솟으려는 도도혜.
그녀의 추억이 다시 한번 영화처럼 펼쳐진다.
유난히 눈이 크고 눈썹이 짙었던 동권이.
그때 그 녀석은 터미네이터 2의 에드워드 훨롱이랑 똑같은 이미지였는데.
도도혜는 동권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에드워드 훨롱이 나왔던 영화는 다 찾아보던 열혈녀였다.
그녀가 최근에 보았던 영화 ‘아메리칸 히스토리 X’의 에드워드 훨롱은 무척 날씬하고 샤프했으며 카리스마까지 갖춘 멋진 청년으로 자라 있었다.
‘동권이도 에드워드 훨롱처럼 변했겠지….?
걘….잘 됐으면 송승헌이고 못 됐어도 소지섭이야.걔가 얼마나 미남이었는데.
그런데…..동권인 장가 갔을까?’
도도혜는 달력을 쳐다보며 빙긋 웃었다.
달력엔 20년 만에 나가보는 동창회 날에 빨간 동그라미가 쳐 있었다.
#3
동창회날
도도혜는 20년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만남에 무척 들떠있었다.
역시 공부 잘 하던 녀석들은 뭔가 한자리 하고 있는데……
그 때 놀던 녀석들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 놀고 있구만.
“얘…..도혜야.오늘 동권이도 나오는 거 알지?”
“응……그…..그래.”
“기집애! 너 그 동안 어디서 뭘 어떡하고 지냈니? 동권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 줄 알아?”
“응….그….그러니?”
도혜는 수줍은 듯 미소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도 그 때 그 감정이 그대로 남아있다니…..그녀는 무척 신기했다.
도도혜는 조금 후 나타날 동권이에 대한 기대로 맘껏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4
잠시 후 동창회장
저쪽에서 문이 열리고…..
몇몇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도도혜는 그중 동권이가 있는지 없는지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얘! 도혜야!”
친구 송윤하가 도도혜의 옆구리를 쿡 지르며 말을 걸었다.
“얘! 저기 동권이 온다.”
“응? 어어디…..??”
도혜는 눈을 크게 뜨고 문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어느곳 에도 에드워드를 닮은…..아님 송승헌이나 소지섭을 닮은 남자가 들어서고 있질 않았다.
대신 도혜가 눈을 부비고 문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인심 좋아보이는 아저씨가 그 앞을 떡 가로 막고 있어서 문가를 도저히 바라볼 수가 없었다.
“얘!! 도혜야!! 동권이 왔다!!”
“응? 어디? 어디?”
“얘….쟤가 동권이야!”
친구 송윤하가 도혜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누군가를 가리켰다.
도혜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녀의 눈은 앞으로 나타날 그녀의 첫사랑,에드워드 훨롱을 닮았을 그 남자를 보기 위해 있는 힘껏 크게 떠졌다.
“누구?”
그러나 도혜의 눈엔 그 어디도 에드워드를 닮은 남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디?!!”
도혜는 약간 짜증이 나려고 했다.
그 잘생기고 늘씬한 카리스마의 동권이가 도대체 왜 내 눈엔 안 보이는 거지?
그런데 이 때 아까부터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인심 좋은 아저씨가 도혜를 향해 한마디 던진다.
“도혜야!!”
도혜는 그 아저씨를 올려다 보았다.
넉넉하고 인심 좋아 보이는 아저씨는 도도혜를 보고 씨익 웃고 서 있었다.
“도혜야!! 나 동권이야!!”
순간…..
도도혜의 귓전을 때리는 강한 유리 파열음……!!
와장창…….!!!!
“도혜야!!”
“어……네가……동권이니……??”
약간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둘은 마주 보고 앉았다.
둘은 한참을 웃고 쳐다보았다.
그 눈썹 진하고 잘 생겼던 동권이는……
마치 냉장고 탈취제 게르마늄 복돼지를 연상시키는 인심 좋은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도도혜……실망을 애써 감추고 동권을 올려다 보았다.
동권도 어색하게 앉아 있다 겨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약간 실망스런 어조로 한마디 내뱉았다……
“너어……어렸을적엔….되게……이뻤는데에에…….”
아…..누가 그랬던가.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라고……!!!
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