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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BY 빨강머리앤 2003-05-21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코미디엽기스릴러물,, 이라는
표현을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웃겼습니다.
공포스럽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엽기적이었습니다.
본시 코믹장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은 편입니다.
스릴러 물도 그렇고, 더군다나 엽기는 그 근처에 가는 것도
저어할 정도였는데 평단으로 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운운,
백운식의 빛나는 조연연기운운,,, 해서요. 꼭 보고 싶었거든요.
지구를 지켜라..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한가지
특명을 받습니다. '지구를 지키자'입니다.
혹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지구를 정복할 목적으로
안드로메다성 왕자가 출몰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런 황당한 설정이 다소 생뚱 맞을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우리 인간들이 저지른
환경에 대한 만행을 생각하면 말이지요.. 진짜로,
지구를 외계인이 떡 하니 차지하고서 내가 주인이다, 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구는 살인전과와 정신병력이 있는 위험한 인물입니다.
그 역을 '신하균'이 아주 잘해 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도 그의 연기는 심상치 않았습니다만
병구역을 맡은 신하균은 뭐에 씌웠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병구역에 합일된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연기.. 와, 놀라웠습니다. 그런 신하균에 비하면
신하균을 잡았던 형사역(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의 신인은
어딘지 어리숙해 보였습니다.

병구는 어렸을때 탄광촌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석탄을
캐는 광부였습니다. 어느날 탄광이 무너지면서 아버지는 병구앞에서
죽어갔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머닌 산업재해를 얻어
식물인간인 채로 5년째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정신병원에서 갓 출소한 병구는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에
아지트를 만듭니다. 겉으로는 마네킹을 만드는 작업실 이지만
사실은 그곳은 병구가 지구를 지키기 위한 비밀 아지트 였습니다.

병구는 지구 어딘가로 숨어든 외계인을 탐색합니다.
마침내 외계인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는 어머니가 다니던 한 화학공장
강사장( 백운식) 이었습니다.
자신은 꽤나 심각하나,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강사장납치 사건을 벌입니다.
병구의 비밀아지트에 감금된 강사장의 옷이 벗겨지자,
그의 빨간물방울 무늬 팬티가 드러납니다.빨간물방울 무늬 팬티를
입은 채로 뒤로 손이 묶이고 마침내 머리카락을 죄다 잘라 냅니다.
머리카락은 외계인들끼리의 통신수단 안테나 역활을 하기
때문이었지요.
'나는 알고 있어. 네가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지구를 정복하러온
외계인이란걸... 개기일식이 시작되면 너는 외계인왕자를 만나게
된다는것도 다 알고 있으니 죄다 불어.'
병구가 눈을 부라리며 강사장을 위협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소하는 강사장을 병구는 고문하기
시작하지요. 인간들은 200볼트 전기에 죽어 버리지만
외계인은 그 이상을 견딜수 있으니 300볼트 전기고문을
가하는가 하면 이태리타올로 발등을 마구 문질러 살갗을
벗겨낸 다음 그곳에 물파스를 사정없이 발라 줍니다.

그 엽기적 코믹연기를 천연덕 스럽게 해내는 건
신하균 뿐만 아닙니다. 신하균을 신처럼 따르는 순희라는 인물도
그렇고 백운식의 연기는 과연 그의 연기자 세월만큼의 연륜이
묻어나 과이 범접하기 어려운 경지를 보여 주는듯 싶습니다.

절제하는듯한 코믹연기는 진작에 선보인 백운식씨가
이번엔 엽기 사이코를 상대로 진지한 코믹연기를 선사하는
것이었지요. 순희의 브라우스를 거꾸로 입고 있는 민머리
백운식씨는 300볼트 전기고문에도 악, 소리 하나로 다시 일어나고
양손에 박힌 대못에서 손을 빼내기 위해 이를 악다물기도 하지만,
병구의 악에 받친 세상사를 그의 일기를 통해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외계인이 어디 있을라구... 병구의 정신병이 너무 심한거 아냐?
싶어 강사장이 한없이 불쌍했지요. 얼른 병구의 그 소름끼치는
아지트에서 어서 누군가가 강사장을 구해 주었으면 싶은데
신출내기 형사는 더디기만 합니다.

마침내 개기일식이 진행되고,
형사는 강사장을 구해내고 그들은 이제 다 끝났다며
차에 오르는 순간 하늘에 먹구름이 한자락 드리우고
그곳에 이상한 비행체가 나타납니다.
안드로메다 성에서 온 유에프오가
레이저 빔으로 지구인들을 쓰러뜨리고 자신들의왕국의
왕자인 강사장을 불러 들입니다.
우주선에 오른 강사장의 얼굴이 변신... 귀가 축 늘어지고
얼굴에 검은 점이 돋아나고.와. 엽기의 절정이다 싶은 순간
갑자기 강사장, 아니 안드로메다성의 왕자가 알아 들을수 없는
말을 지껄입니다. #@$%%^&&&%$$# (번역: 왜 이제야 나타난거야!!)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