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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씻는 것과 저녁에 씻는 것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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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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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점을 보는 이유


BY mujige 2003-05-11


사람에게 주어진 한평생
그길에 산재한 수많은 기로

최상의 선택을 위해 무진고심을 해보지만 확신없는 결정을 할때가 어디 한두번인가
타결해야만 할 일을 앞에두고 늘어선 기로에서 고민 안해본 사람은 없다

그럴때 우리는 어떤 방법을 선택 하는지.
막막하여 선택할 상황도 없을때는 어찌하는지.

소망도 소망나름...
마음의 욕심인지 뻔히 알면서도 불행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보다 몇백배 간절하게
끊임없이 자기만은 시련없는 삶을 살게 해달라는 기도를한다

우리는 푸닥거리하는 무당의 기도를 흔이 보며 자랐다
깊은 밤 담넘어 들려오는 꽹가리소리에 귀를 모으며
어둠을 타고 전해오는 무거운 염원을 느꼈다
그들은 식구가 아파서 굿을하고 원통하게 죽어서하고
일이 꿰어돌아간다고 굿을 했다

할머님은 장독대에 정한수 한 그릇을 올리시고
가장과 집안의 안녕을 위해 마른 손바닥을 싹싹 비벼가며 빌었고
타향으로 출타한 자식의 행복을 비는 우리네 엄마는
부뚜막 한 자리에 언제나 새로 지은 밥한그릇 소복히 담아 놓고 빌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행복을 지켜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이번 일만은 꼭 원대로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렇지만 수많은 수험생을 가진 부모의 간절한 기도가 어디 기도대로 수용되던가
병상 앞에 간절한 기도가 어디 바램대로 이루어지던가

밥을 지어 식탁에 차려놓고 먹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는 기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감사 기도를 하는 법이지 먹을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는다
먹게 될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을때만 간구하는 기도를 하는 법이다

흔들리는 화살은 쏘지 말랬다
활을 날리는 사람의 확신이 흔들리고
이미 시위를 떠나버린 불안한 활을 두고
기도는 그럴때 더욱 간절해진다

처절하던 기도가 두려워 했던 결과로 끝날때
부풀었던 소망의 거품이 삭아지는 고통을 품어야만 할때
나약한 인간은 신의 뜻이라고...
뜻에 따르겠다는 수용과 순응으로 생각의 톱니를 맞추고 만다

그리고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불운을 넘어서려는 의지로 지혜로운 사람의 어드바이스를 받아
다음에 취할 방법과 행동을 결정하려 한다

여기서 문제는 누가 나의 상담자가 되어 줄것인가다
누가 나의 어려운 상황을 십분 이해하고 훌륭한 조언을 해 줄것인가
그 상담자를 선택하는것은 각자의 몫일 것이다

이미 판단력을 잃고 갈등하는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줄것이므로
경험이 많다는 사람도 쉽게 해줄 수 없는것이 조언이다
그 조언에 책임을 져야 할것이므로.

그리고 우리는 타인에게 하는 조언의 마지막 부분에 판단은 당신이 하라는
또는 결과는 당신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는 그럴듯하게 피할수있는 구멍을 마련해 놓는것을 잊지않는다

그러한 조언의 어려움을 충분하게 알기 때문에 누구에게 상의를 할려다가도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아 포기하는적이 부지기수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내가 알아서 해야지하는 심정...

이럴때 찾아 낸 방법이 궁여지책으로 역술인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넘치게 많은 역술인들이 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동양 철학에 기초해서 공부한 역술인과
신점을 하는 역술인이 있다

학문에 기초한 역술에는
육임학 기문둔갑 태을수 자미두수 육효점 하락리수 적천수 궁통보감 초씨역림 추명학(명리학, 이수학) 월령도 등이 있다

위의 역서중에 몇몇은 남편이 한때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하던 것들이다

현대물리학 쪽을 전공한 남편이 왜 종교와 주역외에 그런 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생략하려 한다

그런 공부를 한 사람 주위에는 당연히 조언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마련이다
친척부터시작해서 친구들과 주변에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상담을 원했고
아는대로 조언하기를 마다않으니 무척 사람들이 따랐다고 할까

피로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면 쉴틈없이 저녁은 저녘대로 집에서 사람 만나는 일을 즐기던 남편
인생상담소를 방불케하는 장소가 우리집 거실이었다
물론 빈손으로 방문을 해야하는 원칙이 있었다
그런 남편하고 사는 나는 늘 바쁘게 차 심부름을 하며 과일을 깍아야 했고 늦도록 대문을 열고 살아야 했다

당연히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대소사는 남편의 결정에 따라서 해결을 했다
남편의 말에 의하면 큰길은 틀지 못하지만 작은 길은
조심스런 선택으로 고치고 다듬고 나갈수가 있고
크게 닥칠 일을 조금이나마 줄여서 치루게 될수있는 거라고했다

그러다보니 사업에 망한 사람
아이를 잃은 사람..이혼에 부닥친 사람..사업을 할려는 사람
직장을 잃은 사람..자식이 없는 사람
심지어는 아이를 출산할 시간까지 조언을 받는 등
남편을 찾는 사람들이 무척 다양했다

그들은 처해있는 현재에서 더 안정된 길을 찾고 싶어 했다
자신의 사주팔자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수있는 길을 물었다

그럴때마다 남편이 항상 우선하는 말은
마음을 조촐하게 가질것과 적은것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일단 그렇게 시작된 어드바이스는 상담을 마칠 무렵이면
평온한 얼굴 표정을 짓는 그들이 얼마나 위안이 받았는지를 느끼게 했다
그들의 행복한 표정이 나까지 덩달아 행복하게 했으니까.

그런 남편이 타고난 단명에는 어쩔수없이 쓰러져야 했다
차마 마누라에게는 자신의 단명을 이야기할수가 없었을것이다
팔순하고도 중반이 훨씬 넘은 시아버님을 앞에 두고 먼저 훌훌 가버렸다

그렇게 남겨진 나는 그 숱한 시간을 남편의 선택에 실려 수동적으로 살아오기만 한것을 뼈져리게 알게 되었다

물론 많은 부분은 알아서 척척 해결해 나가게 적응이 되었지만
어느때는 선택해야 할 기로에서 고심하고 방향을 잃고
혼자서는 결정하기 어려운 힘든 일을 만나면
남편을 대신하여 조언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역술인이다
더러는 신점을 보는 이들도 만나는데 무척 용하게 집어내는 사람도 있고 절반쯤 집어내는 사람도 있다
지난것보다도 닥쳐온 상황을 명쾌하게 결정하도록 조언해주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부분 유익한 경험을 만나기도 했으니까 불신하지 않는다

일기예보를 미리 알면 도움이 되듯이 우리의 삶에 닥칠 예보를 미리 알아
준비하고 처신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점도 유익할수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역학이던 신점이던 보는 사람의 인격이 사스럽지 않고
격을 갖춰 영혼이 맑아 보이는지는 우리가 선택을 해야한다

포기할것은 포기하고 취할것은 취하는 지혜로운 길을 조언 받을수가 있고
내게 당치않는 일에 매달려 일생을 허비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로 많은 현실을 보는 요즘
혼자서 선택하기 어려운 일을 만나면 나는 다시 그들에게 도움을 청할것이다

물론 그들을 맹신하라는것은 절대 아니다
자신의 결정에 조언쯤으로 여기고 합당한지를 판가름하고 참고해서 신중하게 실행하라는 뜻이다

독도 약에 쓸수있다는 명언을 상기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