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업을 가진, 당당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여자들이야 예외이겠지만 남편과 애들속에서 이름이 없는 주부들이라면 누구나 남편의 따뜻한 말한마디에 위안을 받으려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집이라는 조그만 울타리안에서 아무 표시안나게 하루 온종일 뭐가 그리 바쁜지 책한페이지 넘길, 나만의 여유라곤 눈꼽만큼도 없이 허덕이면서 사회하고는 격리되다싶이 되어 세상물정은 거의 백치에 가깝다.
아직은 애들이 어려서 뭔가를 한다거나 배운다는 것도 여의치않고 애들수준으로 놀면서 애 둘의 대장노릇하다가 늦게 들어오는 남편과는 대화수준을 못맞춰 썰렁하기만 하다.
집에 있는 사람이 시야가 좁으니까 얘깃거리가 애들얘기와 자질구레한 집안일들일 수밖에 없는데 어쩌다 색다른 반찬을 만들거나 어제처럼 서투른 김치를 담궜을때 보통 부부사이라면 "오늘 김치를 새로 담궜는데 어때요? 맛있어요? 간이 맞아요?"하고 물어볼 수도 있는 일이고 남편이라면 쓰다달다 말이라도 해 줄 수 있는 일일텐데 싱겁기 그지없는 남자다.
음식타박없이 먹어주면 그만아니냐는 사람.
오가는 정이 어디 그러냐 말여?
빈말이라도 "김치 담궜는가? 맛있네."라든가 "간이 조금 덜했으면 더 좋을 뻔 했네."정도라도 해주면 어디 두드러기라도 나냐고요?
아내는 남편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눈꼽만큼이라도 감싸주고 따뜻한 말한마디 해 주면 더 잘 할려고 할텐데 보이기 위해서 뭘 하려고 한다는 말이나 하고 있다.
잘 보이려고 하는게 되려 거슬리게 받아들이는 사람...
천성이 게으르고 무랑태수여서 닥쳐야 일을 하고, 청소를 해도 말끔하게 하지못하고 꼭 한두가지는 남겨놓고마는 성격탓에 잘 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지적하는 사람이야 이것저것 눈에 거슬리겠지만 해야하는 나로서는 신경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보니 때론 '해야 하는데...', 또 때론 깜박 잊어버리고 안했다가 꾸중(?)을 듣고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