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인...
관악산과 삼성산이 만나 이뤄진 골짜기의 한언저리에서 40여년전 태어나다..
거기서 안양시내를 거쳐 포장되지 않은 길을 한참 달려야...머리가 윙윙거릴 정도로 한참을 가야만 닿았던 청계 백운호수 윗동네에 외갓집이 있었다...
그 삼성산과 관악산 청계산을 주무대로 추억쌓기에 열중해온 것이,지금은 가끔 힘들거나 외로울때면 훌륭한 양식이 되어 가슴을 살찌워주곤 한다.
아주아주 힘듦에서 어느 정도벗어날 즈음이던 그때의 추억들을 아련히 갖고 사는 분들의 추억창고 뒤지기 작업에 약간의 빌미라도 제공할 수 있었음 하는 생각에...
가기가 너무 힘들어 싫기도하지만,막상 가보면 온통 나의 장난끼 발산거리로 가득찬 시골농가 외갓집.
300여평의 돌담으로 비잉 둘러쳐진 외가는 발아래로는 백운호수를 두고 ,등뒤로는 청계산이 모악산쯤으로 치닫는 곁가지 산이 소나무를 그득 품고 자리했다.
안채와 바깥채 사랑방이 있었고, 그 사랑방은 늘 마실온 동네 사람들로 그득했었던 듯..
돌담의 안과 밖은 밤나무 앵두나무 호두나무 감나무 오동나무 고얌나무 그리고 돌담을 뒤덮은 으름나무등이 그득했기에,계절별로 먹을 것도 많았던,그래서 더욱 좋았던 추억의 보고였다.
게다가 그곳은 70년대가 무르익을 때까지도 전기가 들어오지않아 방천장을 시커멓게 만드는 등잔불이 유일한 조명시설이었고, 아궁이서 퍼온 숯으로 그득한 화로를 보조난방시설로 애용했었기에 더욱 아련하기만하다.아무나 갖기 힘든 추억쯤을 가진 뿌듯함이라니~
지금쯤이면 뒤꼍의 우물가에 파아랗게 돋아난 탐스런 돈나물을 뜯어서 물김치를 해줬는데..외할머니가..
아주 어렸을때인데, 그 김치맛이 어찌나 시원하고 맛있었던지..지금도 그 맛이 입안을 뱅글뱅글 맴도는 듯한데, 그 할머니는 돌아가셨고...그맛이 그리워 본인의 집 주변에 돈나물을 잔뜩 심어두고 와이프와 상의하며 기억속의 그맛을 재현해달라고 부탁해보지만, 아쉬워라~ 아직도 그 맛은 추억속의 맛일뿐...
음식점등을 다니며 돈나물이 나오면 화들짝 반가워 혹시나~하고 입에 대보지만,역시나~
할머니가 이미 돌아가셨기에 재현불가능한 맛으로 치부된 그 맛이 너무 그리워 ,추억창고를 처음 알게된 오늘쯤이면 그리워지는 돈나물 김치에의 단상으로 인사올렸습니다.
삼성산과 관악산 청계산을 넘나드는 미개인의 추억창고..
많이많이 애용하시고 리플 달아주세용~
다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이글 읽으신분들만...푸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