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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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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야... 네 글이 길어서 보는이 편하라고 따로 리플한다


BY 칵테일 2000-09-19

베오울프.....

어떤 사람이 속이 좁다는 건
달리 생각하면 세심하고 꼼꼼하다는 거일 수 있어.

가끔은 누구나 속좁은 밴댕이가 되곤 하잖아.
언제나 무엇이든 다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란.... 과연 사람일까?

난 어제 하루에 130만원을 썼다.
뭐했냐구?

어젠 치과에 남편과 함께 갔었다.
사랑니때문에 잠을 설치며 아파하던 그가, 결국은 뽑아버리겠다고 지난 주에 치과를 갔었거든.
그런데 이게 웬걸.
사랑니뿐만이 아니라 부서진 이에, 충치로 새로 씌어넣어야 할 이가 2개. 잇몸치료, 신경치료.......

자칭 터프가이라고 내 앞에서 갖은 폼 다 잡던 내 남편, 어쨌는 지 알아? 후후....
그렇게 호들갑을 떨던 남편인데도, 그 황당한 사연에 풀이 팍 죽더라구. 마치 어린 아이처럼.

치과는 너무 무서워..... 하며 나에게 칭얼대는데, 이건 밴뎅이정도가 아니라 아예 아이더라구.

무섭다고 죽는 소리하는 남편을 겨우 달래다시피 해서, 간신히 치료받게 하고 스케쥴을 잡았던 거지.

그렇게 어제 다시 치과를 갔던 거야.
한 3~4번은 더 치과를 찾아야했거든.
역시 어제도 남편은 반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더라구.
그래서 남편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나도 그의 옆 치료석에 나란히 누웠어.
그리고는 나는 스켈링을 받았지.

나와 함께 나란히 치료석에 누워있으니까 조금 기분이 나아졌는지 날 향해 배시시 웃기도 하더라구.

아직까지 충치 하나도 없는 나는, 아이처럼 무서워하는 남편을 위해 졸지에 스켈링까지 받은 거지. 재미있지?

병원비는 얼마 나왔냐구?
남편 850,000원, 나 50,000 원.
물론 남편은 며칠 더 내원해야 하는 걸, 그냥 어제 한꺼번에 다 계산했어. 너무 큰 액수라 입이 떡~ 벌어지더라.

그리고 우리 차.
마후라가 앞뒤로 다 터져서 달릴 때 뿌앙~하는 굉음이 나.
그거 바꾸고, 엔진오일 교환하고....
그게 한 200,000원 가량 나오더라.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

그리고는 치과 가기 전에 남편과 점심 먹은거, 뭐 산거.... 해서... 어제 무리했어.

더 황당한건..... 주식이 대폭락했더라.
이젠 가슴이 무너지더군. 남편과 저녁 뉴스 보면서 둘이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거 아니니.

정말..... 아무 것도 되는 거 없는 하루였어.

울프는 밴댕이 속으로 영감탱이 미오~하고 있지만, 난 우리 서방이 허구헌날 여기 저기 아파서 속상해.

그래도 비행기 사고 안나고 무사한게 어딘가싶어, 그나마 우리 부부 얼굴 마주보고 웃었다.
아무려면 과부된 거 보다야 지금이 백배 낫잖아.... 하면서!

울프야.....
그냥 웃고 넘겨.
정말 살다보니까 이렇게 저렇게 마음 쓰임이 큰 일이 많구나.
네 속, 네 마음... 네가 잘 다스리리라 믿는다.


정말 속상해. 나. 으~~ 아까운 돈.
이 와중에 차까지 속썩이니 애물이 따로 없구나.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