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송영길 김민희의 한판승부를 통해 제가 올린 글이 방송이되었습니다.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방송은 저를 떨게 만들어서 제가 무슨말을
한건지도 모르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 버렸지요.
월요일 라디오에서 또 제 이름을 들었습니다.
주간 상품이 당첨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내 삶의 작은 돌파구로 시작한 글이 제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것 같아서 정말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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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시절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어주는 수학여행에서 생긴일이지요.
수학여행을 가는날 아침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들을 챙겨서 운동장으로 운동장으로 모이고....
1반부터 선두로 해서 설악산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버스들이 달리게
되었습니다.
원칙적으로 하자면 앞에서 세번째 버스여야할 우리반은 담임 선생님이
체육선생님이시라서 학생들 보호명목으로 행렬 제일 마지막 버스가
되었습니다.
그 혈기왕성하던 시절에 우리들이 얌전히 앉아서 설악산을 가는것은
불가능이었고,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우린 디스코로 시작해서 목이 쉬도록 노래까지 관광버스타고 놀러가는 아줌마 부대 이상의 광란의 도가니가 되었지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예외인 애들은 있기마련인지라 맨뒤에 앉아서 창밖만 바라보던 내 친구가 드디어 일을 치고 말았습니다.
강원도 어느 고개를 버스들이 구비구비 돌아서 엉금엉금 기어가고있을때 우리 버스 뒤를 ?아오고 있던 자가용이 한대 있었거든요.
위험한 고개길이니 추월할 생각도 못하고 .......
버스가 한두대라야 추월생각을 해보지 일곱대쯤으로 기억하는 우리 학교 수학여행 버스를 어찌 추월을 하겠어요?
그런데 제 친구가 그 아저씨들을 웃기기로 작정을 한거지요.
버스 뒷 창문에 딱 달라붙어서는 이상한 짓을 시작했어요.
돼지코를 만들고 이상한 제스쳐를 막 취한거지요
원숭이 흉내도 막내고.........
그러자 아저씨들에게서 반응이 오기 시작한거예요.
웃으면서 우리들을 쳐다보기 시작했어요.
우린 너무 신이나서 더 이상한 짓을 시작했지요.
그러다 그 아저씨들이 종이에 이렇게 써보이더군요
"학생들 어디까지가?"
그래서 우리는 종이를 찾아서 이렇게 썼어요
'우리 설악산 가요!"
그러자 다시 종이에 이렇게 쓰더군요
"그럼 우리 설악산 가서 다시 만날까?"
그래서 우린 또 종이에 이렇게 썼지요
"그럼요!!!!"
너무 신이나서 막 소리를 질러가며 그렇게 아저씨들이랑 놀게 된거
지요.
구비 구비 고개를 돌때마다 한쪽으로 막 쏠리면서도 마냥 즐거웠어요.
그 나이의 여학생들의 떠들석함이 시작이 된거지요.
그렇게 아저씨들이랑 종이를 통한 대화를 하면서 설악산에 도착하면
송이덮밥을 사준다는 약속을 얻어냈지요.
그런데 우리 선생님이 여우처럼 주무시는척 하시면서 그걸 다 본거예요.
고개를 다 내려와서 자가용이 우릴 추월하는걸 고개를 쭈욱빼고 쳐다
보시더라구요.
우린 설악산가서 송이덮밥 얻어먹을 생각만 하느라 선생님이 우릴 감
시하기 시작한걸 생각도 안했어요.
숙소에 도착해서 저녁시간.....
우리 학교 밴드부의 생음악과 함께 시작된 디스코 타임
하지만 우린 숙소를 빠져나가 약속한 장소로 가기위해서 머릴 굴리고 있었어요.
한 녀석이 배가 아프다고 꾀병을 하고 나머지들이 약국을 찾아가서
약을 사먹인다는 그때로는 아주 근사한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 거짓말이 통할 선생님이 아니셨지요.
절대로 안된다고 하시는거예요.
우린 결국 포기를 하고 말았지만 우릴 기다려줄 그 아저씨들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뭐 송이 덮밥 생각이 더 간절했던건 사실이지만서요.
개그맨 장두석씨를 닮았던 아저씨 한분이랑 휴가나온 군인 아저씨 한분이랑 또 다른 아저씨 한분.......
우리 여고생 일곱명이랑 약속을 하셨던 그 아저씨들은 약속장소에
나오셨었는지 ........
설악산만 생각하면 그 길에서의 추억이랑 그때 먹어보지 못한 송이
덮밥이랑 그 아저씨들이 생각납니다.
지금쯤 40대가 되어있을 그 아저씨들은 그때의 일을 생각하실지 모르겠어요.
지금이라도 뿔뿔이 흩어진 그때의 친구들이 다시 모인다면 그 아저씨들도 다시 모여서 우리에게 송이덮밥 한그릇씩을 사주실수 있을까요?
그때 그 아름답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그 추억속 주인공들이 모여서
송이덮밥 한그릇씩을 설악산에서 나눠 먹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