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연일 계속되던
지난주 일요일.
드디어 사윗감이 인사오는 날짜
허락이 떨어졌다.
딸과 둘이서
전날 시장을 보고
물김치는 미리담아놓고
꼬지도 해놓고
불고기. 해파리무침.사라다. 버섯찌개.맛살파강회.
도토리묵.청포묵. 각종 떡. 과일.....
상을 안방에 차려놓고 기다리니
예정 시간보다 일찍왔다.
분홍보자기에 싼
꿀을 들고..
잔뜩 긴장하고는
식은땀을 흘리며
무릅꿇고 대답하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상앞에 앉아서는
밥이
입으로들어가는지
코로들어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어보였다.
저러다 체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얼른 남편을
내려보내고
이제 편히앉아 천천히 먹으라고 하며
얼굴을보니
아직도 경직돼 있었다.
설거지를 하며보니
앨범을 보며
얘기하는 둘의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다.
처음 처가에 온날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텐데
흐뭇한 기억이 되게 하고싶었다.
충분히 소중하고
대접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해주고 싶었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에게
곱절의 사랑이 느껴지도록...
이게 장모의 마음인지 모르겠다.
인생을 살아온
선배로서
이쁜 마음으로
안쓰러운 마음으로
보듬어 토닥여 주고싶은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