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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만족


BY 이은숙 2000-07-12

어제가 복날인지도 모르고 남편이 저녁먹고 온다기에 아이들과 라면으로 한끼를 대신했다.
전화벨이 울려 받았더니 한겨레 21에서 국내 최초의 사이버아파트에 대해 인터뷰를 하겠단다.
10여년을 판에박은 나는 정반대인 남편과 싸우다 태평양전쟁 때 비행기를 몰고 자폭하는 일본인과 닮은꼴인 그의 성격에 지고 말아 무엇이든 그에게 물어보는 습관이 생겨 핸드폰을 했더니 무조건 그런데 나가지 말란다.
그냥 거절했더니 그가 돌아와 하는말 넌 이집사서 행복하니?
응. 집을사서 행복하고 당신이 속을 안 썩이니 행복해.
못다한 말과 생각들을 접어두고 밤 늦게까지 컴을 하다가 이른아침준비를 했더니 출근한 남편이 급히 되돌아와서는 잠자리를 잡았다며 내게 들려주고 아이들 이름을 부르곤 다시 뛰어나간다.
이 작은 행동 하나가 딸과 아들과함께 우리에게 깊은 만족을 준다.
가슴속에 고맙다는 말을 떠올리게한다.
아들놈이 제마음을 표현하려고 아빠가 어디가시는데 다시올라 오신거에요? 묻기에 너희들이 잠자리를 좋아하니까 출근하시려다가 잠자리를 보고 다시 오신거란다 했더니 고개를 숙이며 만족한 웃음을 씨익 웃는다.
너무 평화로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