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가시고 2주일째.
아침부터 마음만 바빴습니다.
가슴 저 편으로부터
슬픔이 밀려 올라오는 걸 꾹꾹 누르며
엄마 생전에 날 위해 불공 드리러 다니시던
그 길을 향했습니다.
애시당초 교회만 다녀 본 기억 뿐인 내게
어머니의 불공은 별 의미가 없었지만,
초파일만 되면
당신은 불편한 다리로
산 중턱에 있는 절을 지성으로 오르셨지요.
오직 자식들을 위한 일념으로
다리가 뻑뻑하실 정도로
수도 없이 절을 하시며 부처님 전에 치성을 드리셨다지요.
평생을 단 하루도 당신만을 위한 삶은 살아보시지 못한
그 생이 너무 가여워
엄마 시신을 부둥켜 안고 통곡을 했지요.
가시는 날까지
자식 고생 안 시키시려
전날 모두들 편안한 잠 자게 하시고
아침 출근 준비하려던 중
병원으로부터 빨리 오라는 전갈을 받은 게
이승에서의 마지막 엄마의 모습이었죠.
'나 죽거든 화장해서 날려 다오.
세상 천지 훨훨 날아다니게...'
생전에 농처럼 하신 그 말씀을 차마 따를 수 없어
산소를 정했지만,
평소 불효했던 마음이 너무 견딜 수 없어
생전에 다니시던 절을 찾았습니다.
오늘은 2주째 되는 제사.
법도는 잘 모르지만
엄마가 그려셨듯
무릎 꿇고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냥 다리가 아파 올 때까지
쉬지않고 계속 엎드려
엄마의 명복을 빌고 또 빌었지요.
왜 몰랐을까요.
엄마도 한 여자였단 사실을
어떻게 까맣게 잊고 지냈을까요...
아버지 보내시고 이십여 년을 홀로 지내시는 동안
얼마나 외로우셨을까를
왜 단 한순간도 생각질 못했을까...
연로하신지라
당신이 내게 의지하신다고만 여겼는데
지금에 와서야 그건 순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목 놓아 울어 봅니다.
엄마!!
당신은 영원한 안식처이셨음을,
얼마나 든든한 의지처이셨는가를
이제야 깨닫고 보니
가슴이 너무 저려 옵니다.
이제
반대로 엄마를 위해 불공을 드리려 합니다.
이 세상의 번뇌일랑 모두 잊으시고
극락왕생하소서...
이승에서의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소서...
그리고
이 불효막심한 딸을 부디 용서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