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가 로또 열풍이다.
내 아이가 로또를 사느냐 마느냐로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어서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았다.
말인 즉 - 만약 당첨이 되어 수십억 수백억의 대박이 터졌다 하자.
그런데 이런 대박으로 일생의 운을 한번에 다 날리고 나면 창창히 남은 내 인생의 모든 희망은 다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운이 한 사람에게 또 다시 온다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런 확률은 840만분의 1이 아니라 수십억 분의 1일 텐데. 그러려면 확률로 따져서 지구상에 유일한 운 좋은 한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가능하지 않다.
아무 것도 운을 바랄 수 없는 나머지 인생은 살만한 재미가 없을 것 아닌가?
그래서... 결국 아이는 로또를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복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
다만 오로지 당첨을 위한 일방적인 몰두만 있었지 다른 곳으로 눈 돌린 경우는 없다.
미국에서는 몇 차례의 조사가 있었는가 보다.
한 신문의 조사로는 1000만 달러(우리 돈 약 120억원 정도) 이상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추척해 보았다 한다.
당첨자들이 최초로 바꾸는 것은 대개 세 가지였는데(알아 맞추어 보시길...)
제일 먼저 한 일은 고급 승용차로 차를 바꾸는 일이었다.
얼마 전 우리나라 로또 당첨자도 중고이긴 하지만 대형차를 먼저 샀다고 한다.
아마 차를 바꾸는 건 동서양이 다 같은가 보다.
두 번째는 집을 바꾸는 일이었다.
더 너르고 편하고 거대한 주택으로 이사가는 일이었다.
생활의 편리함보다는 신분의 가치를 빠르게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가장 상징적인 일인 것이다.
세 번 째는 바꾸는 것은...
아내를 바꾸는 일이었다.
이혼율이 70%에 가깝다니 아무리 그런 맘 안 먹는다고 다짐했어도 일단은 복권당첨과 동시에 가정 파산은 각오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복권이 당첨된 10년 후 이들의 64%가 더 불행해졌다고 한다니 복권에 당첨되는 일은 또한 불행을 불러들이는 열쇠와 같은 역할이 아니었나. 싶다.
실제로 당첨자 중에 쪽박도 못 건지고 말년을 불행하게 사는 상당수의 사람들 얘기가 회자되고 있으니 이 또한 불행을 불러들이는 것이라 여겨진다.
나머지 36%의 사람들 대부분은 사회단체에 많은 기금을 출연하여 자신의 몫을 상당히 줄여버린 상태라 생활의 모양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에 불행을 막았던 것이라 한다.
한번의 대박이 인생을 바꾸는 예는 숫하게 보고 살지만 그것이 내게 다가오는 순간은 다른 모양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남들이 주시하는 속에서 남의 것으로 모은 목돈을 한번에 덥석 쥘 수 있는 찬스는 글자 그대로 840만분의 1이 맞을 것이다.
좋은 꿈 꾸더라도 격에 맞는 행운이 다가 오기를 바라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