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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전의 약속!!!...


BY ls0117 2003-01-17

오늘은
22년전에 약속했었던 날이다
남편과..
근데 남편의 새로운 약속들은
나와 함께가 아닌
바깥에서 함께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과의 약속이다.

엊그제 저녁을 먹으면서
`나 내일도 모레도 저녁 먹고 와'
`모레는 나랑 약속했잖아'
남편의 잠깐동안 생각하는 눈굴림
`정말! 어떡하지..'
`두 약속 다 지켜야지 뭐...'
그러나 난 이미 마음속에
오래전의 약속에 대한 지킴을
새로운 약속 지킴에 양보했다.
지금
함께 앉아 저녁을 먹고 있고
함께 아이들을 걱정하고
함께 바라보는 눈 속에
서로를 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약속을 지키고 있으므로

오늘 아침
함께 하지 못할 저녁을
미안해 하면서
`혼자 저녁 먹지 마.`
`그럼 누구랑 먹어`
`나랑..'
`?....'
` 기다려 내 일찍 온다. 지현이도 온다 면서
함께 저녁 먹자.'

투덜댐도 없는 묵묵함(?)함에
남편이 충격(?)을 받았던걸까...무관심인 줄 알고
아님 포기하고 사는 줄 알고 측은했던 것일까..
무관심도
포기도 아닌
오랫동안 함께 했음에 대한
믿음이고
편안함인데...

하늘 가득 낀 회색 구름이
오늘은 비둘기가슴털(?)이불처럼
등과 가슴을 따듯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