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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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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가 별난가?


BY ns... 2003-01-15

대학에 다닐 적 일이다.
친구의 고모 집에 친구를 따라 갔었다.
그 후 고모가 날 중매하겠다고 했다고 친구가 그랬다.
그저 아무 말도 없이 잠깐 얼굴만 비치고 온 것 뿐인데 의아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친구 말에 의하면 내가 입고 간 원피스가 색이 바래서, 빨간 색이 분홍색이 되었다고, 나 같은 처녀가 요즘 세상에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한다.
그제서야 내가 입은 옷을 살펴 보았다.
친구의 말대로 색이 많이 바래 있었다.
겨드랑이는 빨강색, 등 부분은 거의 흰색에 가까운 분홍색, 다른 부분도 햇볕을 받은 양에 따라 명암을 달리하고 있었다.
비로소 내가 입고 다니던 옷의 상태를 살펴보고 자신에게 고소를 금치 못했다.
나는 정말 몰랐었다.
내가 입고 다닌 옷의 색깔이 그렇게 바랬다는 것을…
하긴 옷의 상태를 알았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옷이 별로 없었으니까 언니에게 물려 받은 그 옷을 그냥 계속 입을 수 밖에…

딸은 날 닮지 않았다.
나랑 딸을 아는 사람들은 내 속에서 어떻게 그런 딸이 나올 수 있느냐고 그런다.
딸은 옷차림에 관심이 많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모델 제의를 받은 적이 있을 만큼 멋쟁이다.
그런 딸이 날 부럽다고 한다.
자기도 엄마처럼 화장도 안하고 멋을 부리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게 외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단다.
자기는 화장을 하지 않고 옷을 갖춰 입지 않으면 사람들이 자기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밖에 나갈 수가 없다고 한다.

딸에게, 중요한 것은 남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고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말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딸도 그런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긴 어렵다고 한다.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사는 것이, 자신도 행복하고 주위 사람도 행복하게 하는 것인 줄 아는데, 자기는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단다.
딸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게, 별난 사람은 자기가 아니고 나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럴까?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사는 일이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