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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51)성형수술


BY 남상순 2003-01-13

우리교회 청년 하나가 최근 아주 예뻐졌다.
쌍거풀 수술을 했다. 알고보니 쌍거풀 수술을 하면서
코도 세웠다고 한다.

얼마전엔 40대 넘은 여자 교인 한분도 딸과 함께
쌍거풀 수술과 입술 부위를 수술 했다고 들었다.

공공연히 수술하였음을 화제로 삼았고
성형수술에 대해 잠시 설왕설래 하였다.

"사모님은 성형수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저 그렇게...생각한다."
즉 극단적인 반대도 적극적인 찬성도 아닌 입장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성형수술이라함은 물론 미용을 위한 수술을 의미한다.
잠시 전 처녀아이에게 왜 성형수술을 할 마음을 먹었는가
물었더니 간단하게 "시집갈려구요!" 라고 대답했다.
복합적인 의미의 대답일 것이다.
수술 전에도 시집 못갈 정도로 문제가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시집 가는게 그리 중요하냐고 묻고 싶지는 않았다.

성형수술 후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고 자신만만하게
성형수술 했다고 말하면서 남자도 만날 처녀라고 생각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부모로 부터 비롯된 머리터럭 하나도
회손하지 않도록 하려던 유교 효사상에 근본을 둔 시대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몸에 칼 대지 않는게 복이 아니라
칼 못대 보는게 한이 되는 세상이 온것 같다.

성형수술의 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된 원인도 있을테고
외모에 대한 가치기준이 인생살이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면서 성형수술은 이제 죄의식을 갖는 것은
뒤떨어진 시대착오가 되어버렸다.

교회 청년지도 목사님에게 어떤 청년이 질문을 했다고 한다.
"성형수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목사님은
"이 다음에 천국에 가서 예수님이 네가 누구냐? 하고
못 알아 보시면 어떻게 할려구...?" 라고 답하였다고 한다.
반대한다는 입장표명을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다.
천국에 육신의 얼굴을 가지고 갈 일이 없으므로 그러하다.

나는 성형수술 자체가 죄를 짓는 것이라는 입장은 아니다.
어떤사람에게는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이라도 필수적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컴프렉스가 인격에 너무 큰 부담이 되어 사회생활 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라면 눈섭을 그리고 손톱을 손질하는 정도의
기분으로 성형수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싼 경비와 수술과정의 고통 내지 후유증을 감수하고라도
수술 이후의 결과에 대해 승산이 있다면 말이다.

물론 근본 신앙적으로는 "나"라는 존재는 하나님의 작품으로 믿는
사람은 타고난 외모에 대해서 자신있게 수용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있겠는가?
능히 외모 컴플랙스를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외모 컴플랙스가 비교의 영성 즉 사단의 영성에 기인한다고
믿는다면 필히 극복해야할 신앙의 장벽이요 요새임은 틀림 없다.
정면돌파가 힘들다면 돌아서 가는 것도 지혜라는 정도의 생각이다.
어찌하겠는가? 연약한 자를 연약하다고 나무라면
더 연약해 지지 않겠는가?

내게 주름살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라고 누가 권한다면
평생 극복하느라 힘겨웠던 외모 컴프랙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인생 한살이를 다 살아버린 나이에 신앙적 결단을 차제하고라도
내 경우는 주변머리가 없어 못할 것 같다.
돈이 아깝고 자존심이 허락치를 않는다.

지금 이대로 살아서 나보다 더 허물어진 외모를 갖고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사명감 가지고 버틸만도 하다.

내 아이들에게는 어떤가?
내 아이들이 꼭 하고자 한다면 반대할 수는 없을것 같다.
아직은 성형수술 하겠노라는 아이들이 없는 것은
조금은 다행스럽기도 하다.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성형미인으로 바뀌어 버리면
수술 안한 개성있는 얼굴들이 천연기념물처럼 빛나고
가치를 드러낼 날이 속히 오는건 아닐까 싶다.

그때까지 하회탈로 남어?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