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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32

나비..어린시절~


BY 나비~~ 2003-01-04

강원도 인제군 남면 신남리...
이상도 하지...
고향이라고 아는것도 기억도 없으면서도 주소는 언제나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아마 그 고장은 군인들이 많이 살았던걸로 기억이나서
학교를 가려면 지나가는 짚차를 많이 세워서 타고 다녔다.
그것도 시간이 늦어버리면 (아마 군인들 출근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걸어가야하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길이 먼것도 같고 가까운것도 같다...

아마 닥바우 고개 라는데를 넘어다녔을까?
학교 가는데 험하게 산을 넘고 들판을 가로지른 기억은 없는데.
.닥바우 고개..란 지명은 선명하다.

그때그시절에도 보자기로 책을 싸갖고 다니던 애들이 있었을까?
언니랑 나랑은 아버지가 서울에서 부쳐준 곤색모직코트(모자가 달렸었다)를 똑같이 입고..등에가방을 메고 학교를 다녔는데...
웬지 으쓱했던 기억이 있다.

학교 교문앞에는 지금도 있지만 조그만 구멍가게가 있었다.
그때는 각설탕을 색색이 물을 들여서..연한 주황색각설탕..
연한 연두빛..연노랑..흰색각설탕..

언니는 학교에 들어가기전에 꼭 각설탕을 하나씩 사주던 기억이 난다..

오빠둘과 언니는 나이차는 근소하게 나지만 시골인고로
제나이에 하나 2년이나 일찍 하나 또 제 나이에 하나..
그래서 3명이 연년생으로 학교를 다닌 기억이 있다.
예를 들면 5학년4학년 3학년..이렇게..

그놈들 세놈이 어찌나 공부를 잘 하는지..
어린날 셋이서 상장을 둘둘 말아쥐고 찍은 사진이 꽤 여러장이 된다.
물론 나도 1학년 대표로 운동장에서 각지게 딱 꺽어서
상장 받으러 가는 연습한게 생각나기도 한다...
그때에는 오빠들도 졸업하고 울 엄마도 상장받는게 이골이 나선지
사진같은거 관심도 없었나 보다.

남옥이와 순희란 친구가 었는데..
어린 소견에도 순희는 약간 촌스럽다고 느꼈었나보다..
또래가 3명뿐이었을까..?
남옥이와 작당하여 날마다 순희를 울려서 걔네 엄마한테 혼나던 기억이 있다.
순희는 서울로 이사와서도 국민학교 졸업하고 봤는데
남옥이는 한번도 보질 못했다..
정말 보고싶은데...

오빠들과 언니는 마을 에있는 장로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나온거 같고..
나는 저~산꼭대기에 있는 신남 감리교회유치원 1회 졸업생인거 같다..
교회하고 산하고 붙어있어서..
그 산에는 나리꽃이 많았다..
진한주황색에 까만점이 쩜쩜쩜있는...
그네를 타다가 줄이 끊어지면서,..
나리꽃이 많은 산바닥으로 뚝 떨어진 기억에...
아마 그다음부턴 높은데는 질색으로 ..변했다..
유치원 다닐때는 머리가 길고 볼은 통통하고 얼굴은 하얗고...
그 동네가 1군단 2군단 3군단...군단이 많은 동네다..
아마 유치원 교장선생님도 군인아저씨로 졸업사진에 박혀있다.

겨울...크리스마스 공연에
노란 바탕에 야자수가 시원하게 그려진 옷감을가지고
줄줄이 길게 ?어서 허벅지 까지 나오게하고
위에는 비키니 차림으로 찌찌 가리게를 만들어 입혔는데
찌찌가 없다고 엄마들이 솜으로 메워가며 웃던 웃움소리 낭랑하다.
머리를 허리까지 풀어 헤치고,목과 손에는 진주를 칭칭 감고
어찌나 유연하게 허리돌려 춤을 추는지 ...
아마 3군단이었을거다...
군인들의 휘파람소리가 .
그때의 사진을 가만히 보노라면 꽤 육감적이기까지 하다..ㅎㅎ

그때 울 엄마는 보건소를 다녔는데..
회충약을 가져오셨었다..
울 아버지 회충을 잡으려는지 애들을 잡으려는지..
4남매가 과다복용으로 햇빛이 ?하는날..
교회 한쪽 마당에서
4명이 오루루 한데모여 노란 물을 꾸역꾸역
토하고 또 토하고...
웬지 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하고
기억의 한장면 같기도 한게
자꾸 따습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