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주말마다 손주 보러 오시는 시부모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37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


BY 심심해 2000-05-14

벌써 수삼일째 아이는 울음섞인 말로 절 피곤하게 합니다.
아이는 집에만 있는게 심심하고 갑갑한가 봅니다.
아침에 울음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울음으로 잠드는 아이의 모습에 처음엔 어르고 달래고... 그러나 화내고 야단치고. 결국 마지막엔 매를 듭니다.

눈물로 얼룩져 잠든 아이의 얼굴! 그 눈물자국을 보며 다리에 난 매자국을 보며 저는 미안하다 수없이 되뇌입니다.
아직은 저도 완전한 엄마는 못되었나 봅니다.
제가 함께 나가주지 않으면 혼자는 못나가는 나이인데...
제가 피곤하다고 귀찮다고 아이를 집에만 데리고 있으니...
항상 아이가 먼저라고 생각하면서도 생각해보면 언제나 저 자신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아이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느끼게됩니다. 제 어머니의 마음도...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 그게 지금의 제 모습인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를 나중에 커서 무엇을 시키겠다는 마음은 없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장래희망대로 되는 경우는 어려우니까요. 저도 제 부모님의 희망대로 하지 않았듯이.. 아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니까요. 다만 내 아이가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바른 가치관만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저는 분명 제 아이를 사랑합니다. 너무도...감히 제자신보다 더 사랑한다 말을 합니다. 그러나 전 제가 사랑하는 아이를 남들도 사랑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엄한 엄마로 매를 든 엄마로 아이에게 기억되겠지만...

저는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고 싶습니다. 아이는 밖에 나가 맘껏 뛰놀고 뒹굴며 놀게하고 싶습니다. 그게 아이가 하고픈 것이라면요. 엄마의 손에 이끌려 여러 학원을 다니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 아이가 그래서 조금은 다른아이보다 뒤쳐지더라도 아이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모든 사물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 그래서 나무며 구름이며 달이며 바람에게 얘기를 하는 아이! 지금 제 아이의 모습입니다.

저는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야단맞을 일을 했다고 해도 거짓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로 지내고 싶습니다.

저는 아이와 눈높이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집에서의 제 모습은 아이와 함께 어린이 프로를 보며 만화주제가를 큰소리로 따라부르고 음악이 나오면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춤을 춥니다. 남들이 철없는 엄마라 볼지도 모르지만 아이의 눈높이로 함께 놀며 지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아이의 키에 맞추어 쪼그려 앉아 걸어다녀 봅니다. 엄마눈엔 보이는데 그래서 저것 보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아이눈엔 보이지 않을 때가 있음을... 함께 보고있음이 엄마만의 착각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지금 29개월이 된 예쁜 나의 딸 서영이와 30살이 된 저.
우린 엄마와 딸이란 인연으로 만났고 우린 함께 자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