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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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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부부 90 ( 낯간지러운 시절 )


BY 올리비아 2002-12-12

낯선 서울에서
신혼생활을 보내던 그 어느날..

결혼후 처음으로..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반가움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였다.

서울역에서 모처럼 만난 우린
내자신이 유부녀임을 잠시 망각한채
신나게 시내를 쏘다니고 있었다.^^*

사실..의도된.. 망각이다..-_-;.

그 시절만해도 누가 뒤에서 아가쒸~하고 부르면
다소곳히 아가쒸인척 하고 뒤돌아 보곤 했었는데..^*~

어느때부터는 혹여 누가 뒤에서 아가쒸~하고 부르면
우띠..사기칠까비 눈아프게 째려본다..(너 뭐여??)ㅡ,-

에고..말이 샛다..하하^^;

모처럼만의 만난 우린..
남대문시장 기웃거리며 쇼핑도 하고,
포장마차에서 순대와 떡복기도 사 묵고

그렇게 세여자들의 수다는
어느새 해가 지고..달이 뜨고 있었으니..-.-;..

에효~~ 한밤에도 대낮같은 시내..
어느새 시간은 밤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으니
오호~~통!통!통재라~~ㅜ,ㅜ

12시가 넘으면 클나는데
종소리나기전에 빨리 집에 가야 됨!!
(나 쉰?데렐라 공주..^^;)

친구들과 헤어진 후..그제서야
걱정하고 서있는 철없는 새댁..

친구 만난다고 말은 했지만
밤이 너무 늦어버렸으니..

에혀~..큰일났군..
걱정은 그때부터 서서히 하기 시작했다.

칫~ 괜찮겠지모...어때.. ^^;
언제나 뱃속에 파묻고 다니는 최후의 무기..

떵베짱이 있잖은가!! -_-^

그렇게 혼자 위로를 하며
버스에 내려서 시계를 보니..
헉! 밤..11시가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_-;

집근처에서 창가를 올려보자..

아니.. 어찌된 일인겨?
창가엔 불이 죄다 꺼져 있는게 아닌가~

아직도 안들어 온건가?
설마.. 자는건.. 아닐테구...
음..이상하네..@,@

순간 좀전의 걱정은 죄다 사라지고
은근히 부아가 슬슬 나기 시작했다.

아니..지금 말이야~~
시간이 몇신데 말이야~~
아직도 안들어 온거냐고~~~칫~ ㅡ,-
들어오기만 해봐라~~ 가만 안둘껴..@#$..

혼자 그렇게 궁시렁거리며 집으로 들어와
방문을 스윽 여는 순간.. 앗!! .*0*

시커먼 방안에.. 왠 남자가..
방바닥에 퍼데 엎드려 있는게 아닌가..

"켁@@ 엄마야!!"

방에 불을 죄다 꺼놓은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는..
잔뜩 화간 난 모습으로 엎드려 있는
국!제!표! 품질보증!! 울트라벤댕이 남푠..
(크~ 죽었다~~ -_-;;)

그리곤 다짜고짜 문을 열고
들어온 내게 어깨를 떠밀며..

"야!넌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이제 들어오는거야?"

속으론 너무 놀랬지만..
지은 죄가 있어서리 그렇게 잠시..
아부지한테 벌 서듯 말도 몬하고 서 있는데..

순간 말못할 서러움들이 복받치기 시작했다.

그리곤 방문을 힘껏 닫고 나와서는
세수를 한답시고 수도꼭지를 틀어놓고는
꺼이꺼이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우앙~~~~ㅜ0ㅜ;; 흑흑..ㅜ.ㅜ

우앙~~~내가 말이야~~
지 하나 보고 낯설은 이곳에서 사는데말이야~

모처럼 친구들 만나 놀다 왔기로서니
지가 나한테 이렇게 큰소리로 혼낼 수가 있는겨??
지가 무신 울 아버지여??

우앙~~~~ㅜ0ㅜ;; 흑흑..ㅜ.ㅜ

엄마~~~나 집에 가고 시포~
흰둥아~~개밥은 잘먹고 있는겨?
아부지~~ 쟤가 아부지보다 더 무서버여~ ㅠ,ㅠ;;

혼자 이런저런 서글픈 생각에 젖어
비운의 여주인공마냥 훌쩍거리며 울고 있는데..

순간..바깥에서
국제급 벤댕이가 멋적게 부른다.

"모해~ 안 나오고~~"
"칫~~" ㅡ,-

"빨리 안 나와??"
"핏~~"ㅡ,-

그제서야 슬픈?마음 진정시키고
입은 대빨 내밀고..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슬로우 모션으로...문을 열고.. 나오니..

남편은 그제서야 순간 화냈던 것이
조메 미안했던지 나를 달래기 시작하였다.

버스 정거장 옆 실내 야구장에서
한시간 넘게 방망이 치면서 기다렸다는 둥..
(힘두 좋아~ ?~^^*)

복잡한 서울에서 연락도 없이 이렇게 늦게 오면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나 걱정이 되는줄 아냐는 둥..
(걱정도 팔자야~ 훗~^^*)

ㅡ,ㅡ;;(←건들건들 설교듣는 불량새댁^^)

"다시는 밤늦게 돌아다니지 마~ 알떠?"
"웅~ 아..랐..떠~^^"

우린 그날 밤..
언제 싸웠냐는 듯 꼬옥 끌어안고는...
코~코~코놀이하며 룰루랄라하고 잤당..~~~~^^**

아~후~~~

비아에게도 이렇게..
낯간지러운 시절이 있었음이야~~~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