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뻗은 각선미 6개가 그녀의 가게 앞 진열대 위에서
지나가는 이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만져보고 가는 사람들
부러운 눈으로 바라 보기만 하는 사람들
가격표부터 보는 사람들
화중지병이라.....
마네킹에 입혀져 있는 바지들은 감히 입을 생각도 못하는 그녀...
언감생심 꿈도 못꾼다...
그런데 그녀보다 더한 여자들이 와서
비교도 안되는 마네킹의 옷을 보여 달라고 할때는
존경심 내지 우러러 보이기까지 한다....
그 대담함에.....
맞아....
패션은 개성도 개성일뿐더러
대담성도 필요하겠지.....
하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가게에 비치되어 있는 옷들중에
독특한 바지들은 Big size가 없음에...
쓸쓸히 발을 돌리는 거구의 여자들....
이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
그저 평범한....
'멋부릴 자격없소'하고 비웃는 듯 하는 그런 바지들만이
'날 데려가소'.....하며 Big woman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끔 거구의 여자들은.....
맞지도 않는 바지를 정말 살 꾸겨가며 집어 넣고는...
정말 편하다면서 앉았다 일어났다 할때는
그녀의 간이 콩알만해진다....
사서 자기 옷으로 만들면 다행이겠지만
입어만 보고 벗어 놓고 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저 바지 옆선 튿어지면 어떡하나'
하고 불안해지기까지 한다....
실 예로.....
정말 튿어진 적이 있었으니까......
그때 그 뚱녀는....눈물을 머금고 푸른 잎과 그 튿어진 바지를
교환했어야만 했었다.....
각양각색의 손님들을 대하면서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하는 그녀...
그녀는 오늘도 반 이상이 구경만 하고 갈....
그런 손님들을 기다린다....
손님이 들어온다....
32 싸이즈의 여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