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엄마백조는 아이앞으로 날아갔다.
"선생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선생님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학부형께서 어떻게 여기까지 와 있는겁니까?"
"지금 그것이 문제인가요? 왜 가만히 있는 아이를 때린거죠?"
"무신말씀 하시능교? 아 들이 뛰고 싸우는거 못 보셨습니꺼?"
"봤죠, 그렇지만 백돌이는 내내 가만히 서 있던걸요.
제가 처음부터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구요!"
엄마백조는 쏟아지려는 눈물을 억누르며 백돌이를 보았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러다 엄마를 올려다 보며 눈물을 펑 쏟아낸다.
엄마백조는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찢어진다.
선생새는 내내 쫑알거린다.
"어머니가 잘 못봤는가본데... 백돌이는 언제나 말썽이 많습니데이,
아까도 친구들이랑 함께 어불려가 뛴것 같았습니데이."
"선생님, 같았다니요? 그렇다면 확실하지도 않은 걸로 아이를 때린거잖아요. 설마 잘못이 있더라도 회초리로 치셔야지 어떻게 아이를 날개로 칠 수 있습니까?"
"하이고~ 백돌이 엄마는 언제나 이렇게 사사건건 트집이 많은지 모르겠다! 지금 운동회 하는깁니다. 시간 다 되어가니 좀 비키시소!
끝나고 야그합시다!"
기 가 막힌다....
엄마백조는 뒤에서 수근거리는 다른 참새들을 보며 백돌이를 가슴에 안고 두루미부인에게 날아갔다.
"두순이엄마..."
운동장에 있어야 할 백돌이를 안고있는 엄마백조를 보며 두루미부인은 눈으로 묻는다.
"우리 그만 집으로 가자..."
주섬주섬 짐을 챙기자 주위의 참새들과 이방새들이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많은 시선을 뒤로하고 아기새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백돌아, 운동회를 다 마치지 못해서 어떻게 하니? 엄마가 미안하구나"
"엄마, 전 ?I찮아요.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그만 쓰러질뻔 했는걸요,
이제야 나아졌어요."
"그랬구나.... 그럼 선생님께 힘들다고 말하지 그랬니?"
"선생님께서 떠들면 알밤을 먹인다고 그랬어요,
무용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있으랬거든요."
"그랬니?... 피곤하지? 세수하고 방에가서 좀 자라.."
"네~"
백돌이가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하자 엄마백조는 거실로 나왔다.
"백돌이엄마, 아까 운동장에서 무슨일 있었어?"
엄마백조는 참았던 눈물을 소리없이 쏟아냈다.
소리내어 울면 백돌이가 들을 것 같아서...
흰 날개로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든 엄마백조는 목소리가 잠기고 몹시 떨렸다.
"아까 운동장에 사진 찍으러 갔을때~..."
"응, 그래~ 그때?~"
"어린새들이 군인새들도 아닌데 줄을 엉망으로 섰다고 선생새가 언성을 높이고 화를 내더라..."
"어머! 어린새들이 뭘 안다고~"
"그러다 백돌이 주변 친구들이 엄청 말썽폈다고 선생새가 날아오더니
어린새들을 잡아서 마구 흔들더라...."
"어머머? 뭐 그런 선생이 다 있냐?"
"그런데 더 웃긴건 힘들게 자기자리를 지키고 서 있던 백돌이를 이유도없이 때리잖아...."
"아니? 그게 무슨소리야?
그런데 그냥 이렇게 집으로 돌아온거야?"
"그럼, 어떻게하니?
경찰새라도 부를 걸 그랬나?"
엄마백조는 쓴 웃음을 지으며 농담을한다.
"여보, 오늘 백돌이 운동회는 어땠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빠백조는 첫 아이의 첫 운동회를 보지못한것이 아쉬운듯 잠이든 백돌이의 얼굴을 만지며 묻는다.
"으응... 그냥~ ... 그랬어..."
"무슨소리야?
뭐가 그냥 그랬다는거야?"
엄마백조는 또 눈물이 솟는다.
"무슨일 있었구나? 그러지?"
아빠백조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못한 채 낮에 못다흘린 눈물을 쏟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