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god의 신곡 '거짓말'을 듣다가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 애
절한 가사와 슬픈 멜로디가 한편의 영화를 보는것 같아 가슴을 시리
게 했다.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종종 울기도 한 나지만 노래
를 듣고 울어보기는 실로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30대인 나의 소녀시절엔 소방차와 김범룡 전영록 정수라 그외 생각이
많이나진 않지만 그런 가수들이 있었다. 그때의 내겐 요즘아이들처럼
어느 한가수를 집중적으로 좋아하거나 하지 못했다. 대부분 가수보다
는 그들의 노래를 더 좋아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중학교 3학년때인가 바위섬이란 노래가 처음 나왔을때다. 어느 한친
구가 가정선생님 결혼 선물로 합창해 드리자고해서 그 가사를 노트에
받아적고 배우느라 소란스러웠던 점심시간이 떠오른다. 그때가 여름
이었던걸로 기억된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신 선생님을 향해 모두가
입을 모아 부르던 그노래 바위섬 부르면 부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파도에 부딪히는 망망대해 외딴 바위섬이 눈에 어른거려 마음의 허전
함을 문학에서 찾아 달래던 그시절 우리에겐 꿈의 고향과도 같이 파
고 들었었다.
또한 이용의 10월의 마지막 밤은 어떠했는가 가을날 밤마다 그노래
를 부르며 들으며 울기도 많이 했었다. 그노래의 영향때문인듯 지금
도 10월의 마지막 밤에는 그냥 넘기면 안될껏 같은 생각에 마음 졸이
기도 한다. 그시절 우리에게 있어 노래란 하나의 또다른 가슴이었
다. 요즘과 같이 금방 시들고 잊혀지는 노래가 아닌 영원히 가슴에
묻을수 있는 추억이기도 했다.
대학에 와서 여고시절까지 가슴의 한부분이었던 그 노래들은 운동권
의 노래에 의해 묻혀지고 가끔씩 꺼내어 보는 추억의 앨범이 되어버렸
다. 하지만 지금도 나에겐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다. 그때의 그 노래들
이
열병처럼 왔던운동권의 노래가 잦아들고 20대의 나에겐 특별한 노래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새롭게 등장한 10대의 틴틴문화는
왠지 가까이 할수 없는 이질감이 있었고 트롯트는 좀더 나이많은 어른
들이 좋아하는 노래라는 생각에 대중가요는 멀어지고 그 자리에 연극
과 뮤지컬의 음악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들을 많이 접하려면 경제
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중문화는 내게
멀어져 가끔 대화의 주제가 되어 요즘은 어떤 가수가 있다더라 어떤
연극이 재미있다더라와 같은 간접경험의 부분이 되어버렸었다.
결혼하고 아이엄마가 된 지금의 30대 내게선 이젠 아무것도 존재하
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서서히 드라마세대로 접어들면서 오늘은 무슨
드라마 내일은 무슨드라마 일주일을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베스트극
장 주말드라마 등등 드라마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다 작년부턴가 god란 그룹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
가 그때 유행하는 다른 노래들과는 조금 다르다 싶었지만 특별히 관심
두지는 않았었다. 자식들과의 세대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가요순위프로를 보았었는데 다른 가수들은 그때뿐 기억에서
금새 지워졌지만 그들의 노래는 서서히 적시는 보슬비처럼 내가슴을
적셔왔다. 나도 모르게
그런기억이었다. 그들은 조금 달라보이는구나 그랬었는데 오늘 난 그
들의 노래에 울어버리고 만것이다. 소녀시절 날울게 만들었던 바위섬
이나 10월의 마지막밤 처럼 노래가 내가슴이 되려 하는 것이었다. 나
는 그노래를 내가슴에 담기를 주저했지만 이미 난 그들이 내리는 보슬
비에 흠뻑 젖어 버린 뒤였다.
이젠 주져하거나 눈치보지 않으련다. 외모가 변해간다고 마음까지
꼭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남편이 주책이라고 핀잔을 주어
도 또래 아줌마들이 나이값하라고 흉을 보아도 이젠 그들의 펜이 될련
다.
그때 그시절과 다른점이 있다면 이젠 노래 뿐만이 아닌 그노래를 부
른 가수도 좋하할수 있는 가슴이 조금은 넓어졌다고나 할까 아뭏튼
이나이에 대중가요의 주변에서 맴돌던 나를 무대 중심으로 이끌게한
가수 god에 감사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