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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노래자랑


BY 연정 2000-11-26

엄마의 노래자랑연습



요즘 친정엄마는 노인정,노인대학에 재미를 붙이셨다
생전 늙지 않을것 같은 엄마의 생기잃은 피부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어릴때 엄마가 화장을 하면 그 앞에 턱을 바치고
엎드려 열심히 쳐다보았다
엄마는 눈썹을 그릴때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선 유독 신경을 많이 썼다

연정이 어릴때 엄마는 시골의 작은 극장을
손수 맡아하셨는데 영화필름을 고를때는
다른 사람을 시키지 않고 당신이 무슨일이 있어도
직접 전주로 가서 가지고 오셨다

밖에서 일하는엄마는 항시 머리를 곱게 하셨다
그래서 연정은 엄마의 속까시 머리를 참 많이 보았다
발이 가는빗으로 머리를 몇개씩 잡고
거꾸로 빗어서 엉클어지게 해놓고
위만 살살 빗어서 부풀리게 하는 머리를 한 엄마
(그놈의 머리를 내 결혼씩에도 해서 빗느라 죽도록 고생 했음)

그런 엄마가 70이 넘어 노인대학을 다니면서
영어를 배우신다
옛날 여학교때 배운 영어지만 새삼스럽게 즐거우신
모양이다
다음 일요일에는 동대항 노래자랑에도 나가신다

언젠가 노인정에서 나가 부른 노래가
"청춘을 돌려다오"여서 엄마의 별칭은 청춘이 되었ㄷ
상동 대표로 추천이 되어 노래자랑에 나간다고
노래방에 가자셨다

대회에 나갈 노래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였다
그곡하나만을 열번이나 찍어놓고 계속 부르신다
나중에는 듣는 내가 다 지루해진다
그렇게나 연습을 해놓고서도
"야 나 망신 하면 우짜냐 그만 둘까"
걱정이 많다

노인정에다 노래방시설을 해준 동네 후원자 한분이
테잎하나를 앞뒤를 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연속 녹음해서 엄마에게 주시며
우리 동을 빛내달라고 하셨단다

엄마는 저녁에도 계속 노래연습이다
손뼉을 치고 몸을 흔들고 하시더니 TV를 한참 보다
조용해서 보니 엄마가 흔들던 손을 그대로 하고
꾸벅꾸벅 조신다

나는 조용히 웃으면서 계속 모르는척 했더니
또 깨시더니 노래를 부르면서 웃몸을 흔드신다
그러더니 또 조용하다
모처럼 딸이와서 전날 밤늦게까지 얘기하다가
잠깐 눈을 부치고 새벽 4시에 새벽기도를
갔다오고난뒤 교회가서 예배보고 노래방에가서

그렇게 크게 노래를 연습을 했으니 피곤하셨으리라
다음 일요일에 있을 노래연습을 꿈속에서도 하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