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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관계는 '적과의 동침'인가?


BY 박 라일락 2000-11-25

머리가 아직도 몽롱하고 깨어질 것 같다.
입찰 마친 오전.
빈속에 마신 양주가 늦은 밤이 된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고
위가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니 심히 괴롭기만 하다.
주방에서 전복 죽을 쑤어서 가져 왔건만 넘어 가지가 않으니......
술을 잘 못하면서 내 마음을 내 자신이 감당 못할 때 이런 큰 사고가 나에게 일어난다.
유리 컵에 반 정도의 양주를 눈 딱 감고 물 마시듯이 꿀꺽 삼킨다.
그리고 한 5분 후에 나는 미쳐버린다.
그리하여 모던 일을 하루 접어버리고 수금도, 어대금도 넣지 않고, 식당에도 내다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들놈이 내 속을 왈칵 뒤집어 놀 때, 일년에 한 번 정도 치루는 정기적인 행사처럼 이루어진다.
오늘의 사건의 발단도 전에 있었던 아들놈의 돈 문제다.
어판장의 돈 관리, 가게의 돈 관리를 아들 지 놈에게 딱 맡겨 주지 않는 불만으로 어제 저녁 술 한잔 걸치고 어미한테 가진 불만을 동해(2살짜리 진돗개 이름)한테 하는 것이다. 지어미가 동해를 아끼고 사랑하는 줄 번연히 알면서.......
술 취한 척 하면서 또 월급이야기다.
월급?
아들과 어미사이에,
그도 한 집에서 한 솥의 밥을 먹으면서 시도 때도 없이 월급타령?
하기 사 어미도 월급을 주면 편하다.
또 주어도 봤다.
그러나 아들놈이 목돈을 아껴서 쓸 줄을 모르고, 한 방에 날리기에 어미의 마음으로 그때그때 줄려고 함이다.
그렇게 가지고 가는 돈이 결코 지 놈이 요구하는 월급보다 더 많은데
대가리 나쁜 놈이 계산하는 법이 틀린다.
'원숭이 아침에 도토리 2개 먹고 저녁에 3개 먹으라고 하니 화를 내면서 펄쩍 뛰니 그럼 아침에 3개 먹고 저녁에 2개 먹어라'고 하니 좋다고 박수 처는 그런 우화가 우리 아들놈에게 해당된다.
어떤 모임이든지 맨 앞줄에서 지 놈이 계산해야 속이 편하다고 하니
아마 지 에비 닮은 급한 성격 탓이리라........
돈이란?
아주 요사하고 냉정한 그 자체가 아닌가?
쓰고도 남에게 욕 얻어먹고,
너무 짬벵이 짓을 해도 더 욕 얻어 먹는 것이 돈이다.
우리 아들놈은 내가 알기로 전자에 속한다.
언제 한번 대구 거래처 사장님들과 그랜드호텔 커피 숍에서 만났다.
아마 7~8명의 횟집 사장님들께서 물건 구입해주는 중매인이 자기들의 사는 곳에 왔다고 모두 모여서 점심 한끼 사겠다는 그런 모임에 아들놈을 데리고 갔다.
그 당시 아들놈이 대구에서 전문대 다닐 때이다.
커피를 마시고 G 어시장 횟집 사장님이 계산하러 카운터에 가더니 당황하지 않는가?
우리 아들놈이 학생인 주제에 많은 커피 값을 화장실에 가는 척하고
지불한 것이다.
그 날 G 횟집 사장님이 우리 아들놈에게 충고 아닌 충고를 하시고....
'아직 너는 학생인데 어른들의 모임에 용돈을 그렇게 쓰면 안 돼. 돈을 아껴야지'
우리 아들놈 생각은 어미의 거래처 사람들을 어미가 당연히 낼 돈인데 안 낼 것 같아서 그랬다나.
누구나 다 쉽게 돈을 벌지 않는다.
나 역시 힘들게 노력한 만큼의 댓 가를 얻는다.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의 사이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겨울이면 장갑 끼지 않은(장갑을 끼고 입찰하면 경매 주임이 가격 판단이 잘 못하기에 중매인들은 장갑은 금지됨) 손이 얼어서 견디기 힘들어 연신 입김으로 호호 불면서 입찰하는 이 어미의 사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놈이 돈의 가치를 몰라주니.....(중매인들은 가격 표시를 손가락으로 함)
돈 벌 때 힘드는 그 순간만은 절대 누구에게도 커피 한잔도 쉽게 안 사주리라는 마음이지만 사람이 사는 것이 그건 아니고 아마 정이 있기에 어울려 사는 것이리라.
지난 해 이 때인가?
아들놈과 나사이에 경제권 문제가 야기 되어서 이번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남들은 하기 좋은 말.
아들이 성인이 되었으니 모던 경제 귄을 넘기고 나를 쉬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나의 생각은 그게 아니라고 했다.
아직 내가 노동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벌써 경제권을 넘겨서 잘 하면 문제가 안되지만 돈 쓰는 방법이 아직은 아들놈이 내 마음에 흡족하지 못해서이다.
많은 중매인들이 도박과 돈 관리 실수로 파탄을 맞고 담보물 날리고 빚잔치하고 쓸어 진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아 왔다.
자기 돈은 아니지만 늘 돈을 만지는 직업이라 한번 생각 잘 못하고 여차해서 무너진 중매인들의 내력을 나는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아직은 아들놈의 '돈이 이런 거다' 라는 정의를 좀 느낄 때, 나는 내 가 하는 일을 넘겨주고 싶은데 네 놈이 어미의 깊은 뜻을 어찌 알아주랴...........
오늘의 사건도 '네 놈이 술 마시고 어미 속을 태우는데 어미도 술 마시고 네 놈 속을 한 번 끓여 보자'는 나의 못 된 심보에서 아들놈에게 낸 도전장이다.
백기 드는 것은 언제나 아들놈의 몫이고,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입는 것은 이 어미의 몫이다. 사건이 끝나면 아들놈에겐 한 달 정도의 효과가 있고, 나의 깊은 상처는 오래 동안 여운이 남는다.
가슴앓이 하는 이 어미는 지금도 연신 냉장고 문을 열고 차가운 보리차 물을 찾는데 아들놈은 가게 문 닫고 어디로 가고 없지 않는가?
나의 정신은 취기로 아직도 몽롱하면서 깨지를 않으니.........
아비 없이 가장 노릇 하는 이 어미의 심정을 나의 아들놈은 언제쯤 알아줄까?
오늘밤도 눈물로 베개 깃이 적고 있건만.......
아~~~~~~~~~~자식이 무엇인고?
아무리 끊으려고 한들 끊을 수도 없는 혈 연!
어미는 언제나 아들 네 놈이 우선인데,
네 놈은 이 어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
아들놈과 이 어미는 영원한 적과의 동침인가?
그 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