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목욕탕 제3탄
요즘은 공중 목욕탕에 홀로 가면 등도 못씻고 온다
옛날에는 서로 서로 품앗일해서 서로 씻어주었지만
때밀이 아줌마가 활동후에는 으례껏 그 아줌마의
해당사항으로만 생각한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과는 정담도 나누지 못하고
친구나 옆집아줌마하고 가지 않으면 즐겁지가 않다
등을 밀때가 오면 어디 만만한 사람이 없나 하고 두리번 거리게 된다
그러나 모두들 다지금들 열심히 자기 때미는것에
열중해 있다
나이가 들어 쪼골거리는 할머니는 아예 누구에게
등을 밀어라고 부탁하는것을 생각치도 못하고 구석에서 씻고 계신다
나이드신 할머닌들이 더 때밀이아줌마에게 서비스를
받아야 될텐데 어디 그 세대의 어른들이
돈을 주고 때를 미는것을 생각이나 하는가
오히려 탱탱하고 건강한 여자들이 척 하고 누워서
손하나 까딱않고 서비스를 받는다
등 밀 돈몇푼이 아까워서도 그렇겠지만
어디 우리네 할머니들이 돈을 주고 등을 미는것이
말이나 되는 말인가?
두리번 거려 만만한 사람이 걸리면 쭈삣한 얼굴로 "저....등좀.."
하면 아이구 기다렸다는듯이 등을 밀어주는 사람을 만날때는 운이 좋은 날이다
언젠가는 등좀 밀자고 옆에 여자에게 말하자
들은 시늉도 안했다
나는 겸연쩍기도 하려니와 목욕이 끝날때까지 불편한 맘이 들었다
나역시 할머니 새대처럼 우리네 인정이 그득한
아름다운 품앗이가 그리워 지고 삭막해진 그런 세상에 적응해 가는 사람들이 자연스러워진 세상에 아직도 섬에 나홀로 둥둥 떠 있는 것처럼 외로워졌다
어느날 이었다
그날도 역시 등을 서로 밀생각은 애시당채 포기하고 목욕을 하던날이었다
내 옆에는 터질듯이 싱싱한 아름다운 20대 여자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
"저 등좀 밀어드릴까요?"
그니는 등좀 밀어주세요도 아니고 밀어드릴까요?
하고 말하고 있는것이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예"
하고 "내가 먼저 해드리겠어요"
했드니 "예"하고 다소곳 대답한다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먼저 밀어주었다
다음에 그가 내등을 미는데 오잉?
이것은 전문가 수준이었다
싱싱한 젊은 여자가 때를 밀면 얼마나 밀겠는가 하고
내등을 밀때는 요렇게좀 해주세요 하고 한수 가르쳐준다는 식으로 신경을 써서 밀었는데
이건 보통 실력이 아니었다
"아니? 아가씨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잘?
하고 묻자
우리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신데 제가 어릴때부터 같이 다니면서 등을 밀어드렸어요 그래서 제가 잘 하는편이예요"
말하는것도 참말로 고왔고 마음도 고왔다
어떤 부잣집 마님이 목욕탕에서 등도 잘 밀어주고
몸도 고운 여자를 알게되어 며느리를 삼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정말 그런 심정이 되었다
나도 나이를 좀 후닥 계산해보니 군대간 아들하고
나이가 너무 차이가 많았지만
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것은 어쩔수 없었다
아무리 세상이 그래도 아직은 우리네 인심이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닌가보다
나역시 쪼골거리는 할머니에게 후딱 다가가
"할머니 등좀 밀어드리겠어요"
하고 말할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