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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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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차용증!


BY 소낙비 2001-06-22

대학2학년인 딸애가 지 학교 교수님인솔하에
선배,친구들과 14박15일 유럽여행을 간단다.

비수기이며,독일에서 출발해서 버스로
옮겨다니며 텐트치고 자기도하고 밥도 직접 해먹는
일명'버스투어'로 가기때문에 189만원 정도 든다며'
2주전에 돈좀 부쳐달라했었다.

지가 아르바이트해서 모은돈이 백만원남짓 있다고
나머지 돈을 엄마에게 구원요청한다며
평소와달리 애교철철넘치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었다.한달용돈도 빠듯해서
지 아빠 월급날에 맞춰 통장확인해보면 항상
몇천원만 남아있더니
'요 새침떼기가..'싶었다.

나는 생각좀 해보자했고, 며칠뒤에 '차용증'을
적어주고 빌려가라했다.
공부는 부모로서 시켜주지만 지 여행경비까지는
곤란하니까 취업해서 월급타면 일착으로 갚으라하니
얼씨구나 좋다하더니 엊그제 집에 내려와
'차용증'을 적어 보여준다.

--- 차 용 증---

나는 엄마에게 백만원을 빌렸다.
3년뒤에 취직해서 월급타면 꼭 갚겠다.
특별이자로 대신 엄마를 여행시켜주겠다.

딸 *** (사인)

ㅎㅎㅎㅎㅎㅎ
지가 차용증을 적어 봤어야지,걸작이다.
웃음이 나왔다.어쨋거나 나는 가계부 갈피에
꽂아두었다.

바람의 딸'한비야'씨의 여행책을 책방에서 1권을 빌려보다가
아예 5 권을 다 사버리고 국내여행책인 '우리땅에서다'까지
다 보았었다. 그 책들을 볼때는
내가 여행하는듯한 착각속에 빠졌었다.
'대리만족'인셈이다.대단한 여장부였다.
'한비야'씨는 내가 존경하는 여자들중의 단연 1위다.

친구들 모임 20년만에 겨우 허락을 받아
처음 친구들과 작년에 제주도2박3일을
다녀왔었다. 마음대로 가지 못하니
여행에 대한 갈증이 심한걸까.

여자들끼리는 절대 안되고
남편은 정년퇴직하고 나면 자기가
어디든 데려가주마 하지만
그때되면 다리가 아파서 못가겠다 했다.
속으로는 '당신하고는 안가고 싶네요.'다.

휴가때 차를 타고 둘이가다가
사진찍고 싶은 풍경이 나오면
잠깐 세워달라하면 200M 도 훨씬 지나 세우고는
'뭐 찍을것 있다고 그러나'며
혀를 차며 마지못해 세워주었다.

뒤를 보면 한참이나 뛰어가야했고...
번번히 못마땅해 하는
남편하고 입씨름 하기싫어 그냥 가는대로 따라
가는 편이었다. 유명한 사찰을 가면 볼거리가 얼마나 많은가.
꼼꼼히 보면서 카메라셔트를 누르면
대충보라며 빨리 가자고 채근을 하질않나....
완전히 나는 심심풀이 파트너마냥 남편하자는대로, 가는대로
따라다니다 오니 되려 피곤하기만 하는 휴가가 되고 말았었다.

내딸도 아들도 젊음이 넘칠때 국내던 해외이던
나갈수 있는 여건이 되면 언제라도 보내주고 싶다.
시야가 넓어지면 마음도 넓어질려나.
남편은 딸아이가 여행간다니까 '여자가 무슨..'하며
찜찜해 했지만
적극적(?)으로 딸애 편드는 나를 실눈을 뜨고 쳐다 보았다.

나는 입을 삐쭉거리며 '흥~ 여자는 가면 왜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