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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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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선 안될사람


BY 임진희 2000-09-25

상미는 버스를 어떻게 내렸는지 모른다.두다리가 부들부들 떨리

고 눈앞은 뿌옇게 흐려왔다.길을 오고 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

으며 정신 차려야지 하며 마음을 억지로 다 잡았다. 발걸음을 옮

기려고 했으나 제대로 걸어지지 않았다. 조금전 까지 그녀는 그

와 손을 맞잡고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가 되었다.그것도 생각지도

않게 본부인을 만났기 때문이였다.상미와 그남자는 이미 만난지

오년이 넘도록 한번도 헤여진다거나 이별이라는 단어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홀로된 그녀가 그남자를 만난것은 자신의 가게 에서

였다.살기 위해서 궁여지책으로 간단한 안주와 술을 팔고 있었

는데 어느날 그 남자가 손님으로 들어 왔다.대학에서 무용을 전

공한 상미는 흰 살결에 육감적이고 균형잡힌 몸매에 웃음을 띨때

마다 뭔지모를 사람을 끄는듯한 힘이 있었다.그녀는 곧잘 ?송을

흥얼거리고 삼겹살을 팔면서도 어울리지 않게 늘 흘러 나오는 음

악은 ?송 이였다.남자 손님들은 오픈한지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주인 여자의 매력에 이끌려 단골이 되여갔다. 자식이 딸린 그녀

였지만 아직도 남자들의 눈에는 신선함과 천진함을 느끼게 하는

상미였었다.늘 친구들과 함께 오던 그남자는 오십이 넘은 아들만

셋둔 남자였는데 어느날부터인지 혼자서 들르게 되었고 상미의

수입을 묻더니 가게문을 닫을수 없겠냐고 물었다.자신은 연애 한

번 못하고 이 나이 되도록 열심히 살았지만 상미를 만난뒤 인생

의 즐거움과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고 수줍은 소년 처럼

얼굴이 빨개져서 고백을 했다.상미 역시 남편과 헤여진뒤 외롭게

살던 터인지라 아버지 같은 그남자의 사랑에 마음을 맡겼다.헤

여진 남편의 폭력에 질려 다시는 남자를 믿지 않겠다고 맹세도

했건만 부드럽고 따뜻한 남자의 말과 행동에 가게문을 닫기로 했

다. 생활비는 장사 할때보다 여유있게 쓸 만큼 받았다.상미가 하

는일은 자신의 아이들이 학교에 간뒤 그 남자를 기다리는 일만

남아 있었다.사업을 하는 남자는 오전이고 오후고 시간이 날때

마다 전화를 하고 들렸다.집에서나 밖에서 이런 사랑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뜨겁게 사랑 하고 사랑 했다.일주일중 엿새는 만날

수 있었어도 일요일은 절대로 가정에서 나오지 않는 남자를 상미

는 처음에는 이해 했지만 세월이 갈수록 일요일 조차도 만나고

싶고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다이알을 돌렸다.여보세요 ,부인인듯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면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그리고 엎드

려서 눈물을 찍어 냈다.처음에는 편하게 돈을 받고 적당히 사랑

해주면 될줄 알았는데 만나다 보니 점점 정이 끌리고 그 남자가

어엿한 가정이 있는 남자라는것이 너무 싫었다.당장 쫓아가서 내

남자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였다.월요일은 그녀에게 있어서

희망의 날이였다.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리움은 사무쳐서 두

사람은 아홉시가 되자마자 전화를 하고 만나기가 무섭게 서로를

확인 했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그 남자는 자신의 아내에게 죄

의식조차 느끼지 않고 오로지 상미만이 자신의 전부인듯 그렇게

사랑 하고 있었다.그러던 어느날이였다.그날따라 약속시간에 늦

는 남자를 기다리던 상미는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었다.신호가

울리고 수화기를 통해 들리는 남자의 음성이 당황하고 있었다.

아이가 다쳐서 수술을 받고 돌아와서 오늘은 만날수 없다고 낮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하고 끊었다.상미는 약이 올랐다.이해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역시 자신은 그남자의 즐거움의 대상일

뿐 소중한 존재는 아닌것 같아 괴로웠다.그날밤 술잔에 서러움을

담아 마시고 또 마셨다.상미의 아이들은 ?彗컹?눈치를 보며 아

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 가정있는 남자인줄 알고 사랑 했는데

내가 그 이상 뭘 바라냐, 바란다면 내가 나쁜 년이지 혼자 자조

섞인 웃음을 웃으며 그 밤을 보냈다.다음날 어김없이 남자는 슈

퍼를 들렸다 왔는지 여러가지 생필품을 잔뜩 사가지고 들어왔다.

아마도 자기집에서도 늘 그렇게 하고 있는 자상한 남자인것 같았

다.어제 못와서 미안하다고 말을하는 남자목에 매달려 보고 싶었

다고 콧소리를 냈다.남자의 부인은 성격이 남자같고 무뚝뚝해서

재미가 없다고 언젠가 말한적이 있었다.살살 녹는 상미의 나긋나

긋한 매력에 이미 포로가 되어버린 남자였다.내가 이 여자를 알

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한 삶이였을까 정말 감

사할 정도로 상미를 아꼈다.그런 세월이 흐르고 흘렀지만 아직

본부인에게 들키지는 않았다.남편이 힘이 없는것은 사업 때문이

라고 생각해서 인지 보약을 다려줬다고 했다. 밖에서 힘쓰는지

모르는 부인의 배려 였다.첫정인 부인과는 소개로 만났지만 그

남자에게는 동정을 바친 첫여자 이기도 했다.다정다감 하지는 않

았지만 알뜰하게 살림을 해서 재산도 불려놓고 이혼하고 싶은 생

각은 추호도 없는 믿음직한 아내 였지만 사랑한적은 없었던것 같

다고 생각 했다.가끔 부인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때가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부인이 물었다. 재숙이 엄마가 길에서 당신과 머

리 긴 여자가 지나가는것을 보았다던데 누구에요그여자? 순간 마

음속으로 당황 했지만 응 사업상 만난 손님인데 점심대접 하겠다

고 해서 함께 간것 뿐이야, 그 뿐이였다.과묵한 아내는 더 이상

캐 묻지 않았다.사랑이 시작됨과 동시에 거짖말도 점점 늘어만

같다.여태껏 해 오지 않던 거짖말은 이제 그남자의 사랑과 함께

도를 넘어갔다.정직하고 근면하게 살아오던 그에게 한 여자와의

불장난은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 시켰다.그러나 어쩌랴

그 나긋나긋한 손놀림이며 비음섞인 목소리는 모든것을 다 잃어

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였다.다행히 사업을 하고 있어서 마누

라 몰래 돈을 쓸수 있었다. 꿀처럼 달콤한 만남은 오늘 드디어

사고를 쳤다.자동차 검사를 받는 날이라서 차를 맡기고 상미와

함께 갈비를 먹고나서 호텔에 들려 몸을 풀고 나와 좌석 버스를

탔다.자동차 검사소 쪽으로 달리기 시작한 버스가 정류장에 멎었

을때 어느 부인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남자는 심장이 멎는것 같

았다.그남자의 본 부인이였다.마침 버스안은 비어 있었고 두 사

람은 두손을 깍지 끼고 있었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순

간 여섯개의 눈동자가 번득이고 본부인은 매섭게 남편을 노려

보더니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는데 그 남자도 뒤도 돌아 보지 않

고 따라 내리는 것이였다.상미는 숨이 콱 막히고 어쩔줄을 몰라

서 버스가 달리는대로 하염없이 앉아 있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

려 버스를 내렸는데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것이였다. 그렇게 사랑

한다더니 ,만날때마다 너 없인 못 산다더니 ,삶의 의미가 없다

더니, 본부인을 만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지는 남자

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역시 내 사랑은 쾌락의 대상밖에 되지

못하는가 머릿속이 혼란으로 뒤범벅되고 그녀는 하늘을 보고 허

탈감에 못이겨 허허 거렸다.사랑해선 안될사람을 사랑하는 죄

이라서...